이억원 “스테이블코인 최대한 빨리 입법”…여당서도 ‘늦장입법’ 질타(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09일, AM 12:05

[이데일리 최훈길 서민지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마련을 위한 막바지 협의 중이라며 신속한 입법을 예고했다. 국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지연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이미 내용은 다 준비해 놓았고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빨리 협의해 산업과 시장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정부안을 시급히 제출할 것을 촉구하자, “최대한 빨리 (하겠다)”며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신속한 입법을 약속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신속한 입법을 약속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발행·유통·공시·상장 등 전체 생태계를 포괄하는 종합 법안이다. 일종의 ‘디지털자산 헌법’, ‘디지털자산 바이블’ 같은 토대가 되는 법제다. 1326만명(작년 12월 업비트 누적 회원 기준) 코인 투자자들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입법이기도 하다.

미국은 내년 1월 가상자산법인 지니어스법을 시행한다. 지니어스법이 시행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발행될 예정이다. 테더(USDT)·서클(USDC) 외에도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달러 공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내 입법이 불발될 경우 금융, 통화 측면에서 국익 훼손이 클 것이란 우려가 크다.

현재 국회에는 작년 6월 11일 민병덕 의원의 대표발의를 시작으로 민주당 안도걸·김현정·이강일·박상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김재섭·최보윤·이성권·김성원 의원이 잇따라 각각 대표발의한 디지털자산, 스테이블코인 관련 10개 법안이 계류돼 있다.

금융위는 내달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전까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참조 이데일리 9월22일자 <금융위 “디지털자산기본법 11월 논의 전까지 정부안 제출”(종합)> )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의 경우 은행 50%+1주 컨소시엄,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규제 등이 포함될지가 쟁점이다.

은행 50%+1주 컨소시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때 시중 은행이 발행 법인 지분의 과반(50% 초과)을 반드시 보유하도록 해 주도권을 갖게 하는 방안이다. 지분 규제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관련해 이억원 위원장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에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분 규제를 포함하는 것을 문제삼자 “누구 지시가 아니다”며 청와대 연루설에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지분 규제 도입 이유에 대해 “현재는 가상자산거래소에 3년 주기 신고제가 적용되는데, (앞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시행되면) 명실상부한 인가 받는 진짜 굉장한 인프라 성격의 제도화 된 거래소가 된다”며 “(이에) 상응하는 공공성, 책임성을 지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 빨간색 신호등이 켜졌다. (사진=이데일리DB)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앞에 빨간색 신호등이 켜졌다. (사진=이데일리DB)
이 위원장이 이같이 답변했지만, 여당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 늦장 입법을 우려했다. 이강일 의원은 미국과 유럽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기본적인 규제 체계조차 확정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지니어스법과 클래리티법, 유럽의 미카(MiCA) 등 세계 각국이 디지털자산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경쟁하고 있다”며 “한국 디지털자산 시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유망 시장 중 하나인데 우리는 아직 기초 설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지연에 따른 해외 시장 종속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거래액이 지난 6월 한 달간 6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7월까지 누적 거래액은 80조원에 달한다”며 “엔화 스테이블코인은 전체 거래액의 54%가 한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누가 발행할 것인지조차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서 케이맨제도 소재 법인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다”며 “국내 기업과 손잡고 앱 결제와 게임 정산 등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토큰증권(STO)과 실물자산토큰(RWA) 시장에서도 국내 제도화가 뒤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토큰화 주식이 4조원, 토큰화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가 22조원, 온체인 RWA가 5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며 “애플과 테슬라 같은 주식도 블록체인에서 거래되고 한국 투자자들도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상장주식 토큰화조차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관련 자금의 해외 유출 문제도 거론했다. 이 의원은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63조원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다”며 “정책이 지연되는 사이 상품과 유동성, 시장 표준을 모두 해외에 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라이선스 종류와 운영 방식 등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정책적으로 판단해 나갈 부분”이라며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고 단단하게 시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금융위 국감은 이날 밤 11시39분께 종료됐다. 금융위 종합국감은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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