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家 형제 나란히 자회사 IPO…중복상장 규제 실효성 논란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09일, AM 06:00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덕산넵코어스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 (한국거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30 © 뉴스1

중복상장 규제 강화 이후 예외적으로 상장 문턱을 넘은 덕산넵코어스(266690)가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에서 덕산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덕산일렉테라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모회사 주주 동의와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등 주주보호책을 마련하면 중복상장을 허용하는 현행 제도가 실질적으로 모회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지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덕산테코피아(317330)의 자회사 덕산일렉테라는 NH투자증권(005940)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덕산일렉테라는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해액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덕산테코피아가 지분 37.3%를 보유하고 있다.

덕산테코피아는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의 우려를 줄이기 위해 덕산일렉테라 발행주식 총수의 5.1%에 해당하는 약 145만 주를 일반주주에게 현물배당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일반주주에게 자회사 주식을 직접 나눠주는 방식이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에 따르면 덕산테코피아 주식 100주를 보유한 일반주주는 덕산일렉테라 주식 약 13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 덕산테코피아는 자사주 소각과 함께 자회사 상장 후 5년간 당기순이익을 재원으로 10% 이상의 배당 성향을 유지하는 방안도 내놨다.

덕산일렉테라가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기존 투자자와 맺은 계약이 있다. 덕산일렉테라는 2023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방식으로 총 132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일정 기한 내 IPO를 추진하기로 약정했다.

당초 계약에는 2026년 9월 29일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못하거나 2027년 3월 29일까지 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재무적투자자(FI)에게 특별상환청구권이 부여되는 조건이 포함됐다. 업계에 따르면 상장예비심사 청구 기한은 올해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문제는 투자 유치 당시와 달리 중복상장 규제가 크게 강화됐다는 점이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상장사 자회사의 IPO를 심사할 때 모회사 일반주주 보호 여부와 별도 상장의 필요성 등을 본다.

덕산그룹 계열사인 덕산넵코어스도 중복상장 논란으로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다. 덕산넵코어스는 코스닥 상장사 덕산하이메탈(077360)이 지배하는 방산·우주항공 기업이다.

덕산하이메탈은 보유 중인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 주를 모회사 주주에게 현물배당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자회사 상장 추진 안건에 대한 주주 동의를 확보했다.

덕산넵코어스는 지난 7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중복상장 규제 강화 이후 모회사 주주 동의를 바탕으로 상장 문턱을 넘은 첫 사례로 주목받았지만,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인 1만 4600원을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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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는 덕산그룹에 속해 있지만 지배구조상 서로 다른 계열사다. 덕산그룹 창업주 이준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수훈 회장은 덕산홀딩스를 중심으로 덕산하이메탈·덕산네오룩스·덕산넵코어스로 이어지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차남 이수완 회장은 덕산산업을 통해 덕산테코피아와 덕산일렉테라를 경영하고 있다. 형제가 독자경영 체제를 구축했고, 각각의 계열에서 자회사 IPO를 잇따라 추진하는 셈이다.

덕산넵코어스와 덕산일렉테라는 모두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을 주주보호책으로 내세워 중복상장 규제의 문턱을 넘으려 하고 있다. 다만 모회사 주주 동의나 현물배당만으로 중복상장에 따른 기업가치 할인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지는 논쟁거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주식을 일부 배분하더라도 모회사에 남는 사업가치는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며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기업가치와 일반주주에게 어떤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지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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