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AI 관련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개선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 개선의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AI 관련 부문의 호조와 더딘 소비 회복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8월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이 기저효과로 1.4% 증가하는 데 그친 가운데 완성차 업체의 하계휴가와 주요 업체의 파업이 겹치면서 자동차 생산이 29.4% 줄었다. 다만 기계장비와 전기장비 생산은 각각 13.5%, 3.2% 증가했다. KDI는 8월 말 파업 종료에 따라 자동차 생산 차질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비스업생산은 정보통신업의 반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7월 3.4%에서 8월 4.6%로 높아졌다. 건설기성도 비주거용 건축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로 전환했다. 반도체 공장을 포함한 비주거용 건축은 경상 기준 19.2% 늘었지만 주거용 건축은 2.7% 감소해 부문별 차이를 보였다.
수출은 탄탄한 글로벌 AI 투자 수요에 힘입어 호조를 지속했다.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3.5%,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기준으로는 104.8% 증가했다. 일평균 금액 기준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은 가격 급등 등에 힘입어 각각 304.9%, 497.6% 늘었다. 일평균 기준 철강제품과 비철금속 수출도 각각 15.3%, 49.1% 증가했다.
8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1%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감소로 전환한 반면 기계류는 25.4% 늘며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는 107.7% 증가했고 일반산업용기계와 전기·전자기기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KDI는 반도체 이외의 기계류 투자도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 회복은 더뎠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수요 선반영의 영향이 이어진 데다 자동차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승용차 판매가 19.2% 줄었다. 승용차를 제외한 기조적인 소비 개선세도 완만했다. 숙박·음식점업 생산 역시 2.8% 감소했다.
더딘 소비 회복의 배경에는 가계 구매력 부진이 있다. 1~7월 실질임금 상승률은 0.2%에 그쳤다. KDI는 고유가 등 공급 측 요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기조적인 임금 상승세는 미약해 소비 여건 개선이 제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에 대한 경계감도 지난달보다 커졌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8월(3.1%)보다 낮아졌지만 통신비 관련 기저효과가 소멸한 영향이 컸다. 통신비를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2.7%에서 3.1%로 확대됐다. 통신비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전월 2.6%에서 2.8%로 높아졌다.
KDI는 지난달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추가로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이번엔 국제유가와 생산비용 상승 등 공급 측 압력이 가중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8월 배럴당 88.8달러에서 9월 113.7달러로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가공식품 가격 상승률도 1.5%에서 2.1%로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