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0년 CCL 기술로 미래 소재 개발"…두산, 반도체 영토 키운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12일, PM 07:21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사진출처=두산)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사진출처=두산)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두산이 50년 넘게 축적한 동박적층판(CCL)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고성능 소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차세대 통신 등으로 소재 사업의 영역을 넓히는 동시에 반도체 웨이퍼 제조와 후공정 테스트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은 최근 사내 인터뷰를 통해 미래 사업 전략과 관련해 CCL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토대로 차세대 고성능 소재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AI 산업의 급성장과 반도체 기술 고도화로 소재에 요구되는 성능이 한층 높아지는 만큼 선제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인터뷰에서 “기술이 한 단계 발전할 때마다 요구되는 성능 기준도 높아진다”며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은 소재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CCL은 절연 소재에 얇은 구리막을 입힌 제품으로,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소재다. 특히 최근 AI 가속기와 서버 등 고성능 컴퓨팅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속 신호 전송과 낮은 신호 손실을 구현할 수 있는 고성능 CCL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두산 전자BG는 50년 이상 축적한 수지 배합 기술과 제조 공정 역량을 바탕으로 CCL 사업을 고도화해 오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소재 적용 분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AI 가속기와 서버를 비롯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차세대 자동차 전장, 5G·6G 및 위성통신 등이 주요 대상이다. 기존 CCL 분야에서 확보한 소재 설계와 제조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산업에서 요구하는 고성능 소재 개발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기술이 더욱 빠른 신호 전송과 높은 집적도, 더욱 가혹한 작동 환경을 요구하면서 소재 역시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성능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I와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소재의 신호 전달 성능과 열적 안정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고속 신호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낮은 유전율과 저손실 특성이 필요하다. 반도체 패키징의 집적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낮은 열팽창계수와 내열성, 치수 안정성 등도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두산은 단순한 소재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고객사의 차세대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하는 기술 파트너로 역할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차세대 고성능 소재 선제 개발 △글로벌 고객사와 공동 설계 △글로벌 생산·공급 역량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고객사의 기술 변화에 맞춰 소재를 개발하고 안정적인 품질과 공급체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소재 기업의 역할은 더이상 단순히 소재를 공급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들이 제품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기술 리더십은 남보다 먼저 만드는 데 있지 않다”며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남보다 먼저 내다보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CCL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국내에는 약 4200억원을 들여 광모듈용 CCL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중국에는 약 5500억원을 투자해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스위치용 CCL 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투자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신규 설비는 2028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 같은 소재 사업 확대는 두산이 추진하는 반도체 사업 강화 행보와 맞닿아 있다. 두산은 지난 7월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약 2조 30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 생산의 기반이 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기존 전자BG의 CCL과 두산테스나의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사업에 웨이퍼 제조 사업까지 더해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완성시켰다는 평가다.

두산은 앞으로 고성능 CCL과 반도체 웨이퍼, 후공정 테스트를 중심으로 사업 간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맞춰 첨단 소재의 기술력을 높이는 동시에 반도체 사업의 수익 기반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사장은 “우리가 오늘 개발하는 소재가 내일의 기술이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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