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글로벌 투자자들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붐으로 한국의 첨단 제조업 생태계와 기술력 등을 지켜본 이들이 투자처로, 협력처로 한국을 1순위에 올려두면서 방한 행렬도 잇따르는 것이다. 이 흐름을 잘 이어가면 과거 만년 '디스카운트' 상태였던 한국의 자본시장을 '프리미엄' 받는 곳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2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글로벌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 PIF를 시작으로 투자부(MISA), 식품의약품청(SFDA) 등 관계자들이 다음 달까지 차례로 입국한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두바이 상공회의소와 헬스케어 감독 기관 관계자들이 이달 중 한국을 찾는다.
이들이 찾는 건 단순한 수출입 거래처가 아니다. 전기차와 인공지능(AI), 방산, 제약바이오 등 첨단산업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와 협력 파트너다.
중동 국가들에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헤이핀캐피탈매니지먼트(Hayfin Capital Management)는 이달 1일 서울 여의도에 공식 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사무소 개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진해 온 전략적 사업 확대의 일환이다.
누빈자산운용에서 부동산·인프라·천연자본 등 각 부문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들이 한국을 찾아 글로벌 실물자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공유했고, 그간 두문분출했던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한국에서 오피스와 물류센터, 주거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투자기회를 찾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기업이 재평가되면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 부각된 데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높다. 이와 연결된 생태계, 제약·바이오 분야 기술력과 인프라 자산도 대체투자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명문 대학 산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 육성기관들도 우리나라로 시선을 옮기는 추세다. 이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들어 중국과 관계가 소원해지자 협력할 대체 국가로 한국을 점찍고 있다.
일례로 UC버클리 산하 생명과학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베이커 바이오 랩스(Baker Bio Labs)는 최근 항암효과 증폭제를 개발해 임상 중인 한국 바이오기업 브이에스팜텍의 랩 입주를 승인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첫 입성이다. 브이에스팜텍을 추천한 메리디안 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미국에서 한국 의료·헬스케어 산업 인재들과 건강보험 데이터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초기 단계의 한국 제약사와 바이오기업 투자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한국에 주목하는 지금이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이어지는 재평가 흐름을 굳힐 때라고 강조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기회로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라며 "현재 한국에 괜찮은 회사들이 많아 보이니 글로벌 출자자(LP)나 운용사(GP)가 많이 찾아오는데 실제 투자까지 이어져야 코리아 프리미엄이 달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