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앙 아디베 브라질 씨메지(CIMED) 회장(한국관광공사 제공)
씨메지는 지난해 연매출 약 9억 40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기록한 종합 헬스케어 기업이다. 임직원 약 1200명을 두고 의약품과 화장품, 비타민 등을 생산·유통하며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약 600만 명을 보유한 마르케스 회장의 한국 방문은 일회성이 아니다. 2023년 3회, 2024년 6회, 지난해 4회에 이어 올해도 5차례 한국을 찾았다. 최근 4년간 무려 18차례다.
전용기를 이용해 지구 반대편 한국을 오가는 그가 주목한 것은 한국의 피부 미용 기술과 빠르게 변화하는 소매 유통 시장이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과 손잡고 브라질 소비자를 겨냥한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까지 개발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마르케스 회장은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나라에 조건 없는 애정을 갖게 됐다"며 "한국의 문화와 발전 과정이 인상적이고, 이곳의 선진 사례를 브라질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계속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한국 방문이 처음부터 화장품 사업을 겨냥했던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필러를 비롯한 피부 미용 의료제품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찾았다. 이후 여러 차례 방한이 거듭되면서 한국의 화장품 개발 기술뿐 아니라 소매 유통과 디지털화 수준에 주목하게 됐다.
이 같은 관심은 실제 사업으로 이어져 한국 기업과 손잡고 브라질 시장을 겨냥한 자체 스킨케어 브랜드 '밀리'(Milli)를 개발하는 결실을 맺었다.
밀리(씨메지 제공)
"한국 기술로 브라질 화장품 만든다"…동치미 유래 성분까지 활용
마르케스 회장은 "이번 방문은 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브라질로 수출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위한 것"이라며 "브라질 시장에 선보이는 우리의 첫 번째 한국형 K-뷰티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르케스 회장은 이번 방한의 핵심 성과로 '밀리' 출시를 꼽았다.
밀리는 씨메지가 한국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GDK코스메틱과 협력해 개발한 스킨케어 브랜드다. 브라질 소비자를 겨냥해 기획했지만 연구개발과 생산은 한국에서 이뤄진다.
제품은 총 7종으로, 핵심 성분은 동치미 유래 성분을 활용한 '메타엑소좀 L55'와 펩타이드 컴플렉스다. 씨메지 측은 이를 독자적인 특허기술을 적용한 고기능성 스킨케어 라인이자 브라질 최초의 엑소좀 스킨케어 라인이라고 소개한다.
마르케스 회장은 "밀리의 첫 번째 핵심 성분으로 엑소좀을 선택했다"며 "제품 하나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스킨케어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4분기에는 엑소좀 기반 제품을, 2027년 1분기에는 PDRN(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저분자 DNA 조각) 성분을 활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르케스 회장은 "한국 제조사와 직접 계약했고 브라질에서 제품 등록도 마쳤다"며 "한국에서 생산해 브라질로 직접 수출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씨메지는 피부관리뿐뿐 아니라 필러와 PDO 실리프팅 제품으로도 한국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다만 판매 채널은 구분한다. 필러 등 의료제품은 현지 법규에 따라 클리닉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밀리와 같은 스킨케어 제품은 약국과 향수 전문점, 뷰티 매장 등을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계획이다.
브라질 제약업계 관계자 약 240명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자리한 메디킹덤약국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 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한국 매장은 물건만 팔지 않는다"…브라질로 가져가고 싶은 혁신
마르케스 회장이 한국에서 주목하는 것은 제품 기술만이 아니다. 그는 한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브라질과 가장 큰 차이를 느낀 분야로 소매 유통을 꼽았다.
마르케스 회장은 "한국은 매장을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는 공간으로 바꿨다"며 "정보와 브랜드의 이야기, 체험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한국의 매장 경험을 브라질 고객사들에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팝업스토어 문화도 눈여겨보고 있다. 마르케스 회장은 "1년 전과 비교해도 한국은 계속 빠르게 변화한다"며 "특히 팝업스토어가 활발하고 거리마다 매장을 방문해 쇼핑하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씨메지는 이번번 방한에 임직원 40명과 고객사 관계자 200명 등 총 240명을 동행시켰다. 회사 역사상 해외에서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현장 체험 프로그램이다. 그는 "한국의 매장이 어떻게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지 고객사들이 직접 보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살펴보는 대상은 대형 약국과 올리브영 같은 뷰티 유통 매장, 국내 화장품 제조 현장 등이다. 한국의 판매 방식을 브라질 사업에 접목하기 위한 방문이다.
주앙 아디베 브라질 씨메지(CIMED) 회장(한국관광공사 제공)
600만 팔로워 기업인의 한국 사랑…"노량진 수산시장 또 가고 싶어"
마르케스 회장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사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기업인이자 여행자의 시선으로 도시를 살펴본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은 여행자로서 감동을 준다"며 "사업가로서는 불과 1년 사이에도 달라지는 혁신적인 모습이 큰 자극이 된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약 600만 명에 달하는 그는 한국 방문 경험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소개할 계획이다. 마르케스 회장은 "내 콘텐츠의 핵심은 기업가 정신"이라며 "서로 다른 문화와 먼 시장에서 사업을 개척하는 과정, 유통을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에서 다시 가고 싶은 장소로 꼽은 곳은 의외로 노량진 수산시장이었다. 그는 "노량진 수산시장에 다시 가보고 싶다"며 "해산물 경매를 보고 직접 고른 해산물을 그 자리에서 먹었던 경험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마르케스 회장이 한국에서 발견한 사업 기회는 피부 미용 의료제품에서 시작해 화장품 연구개발과 체험형 유통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브라질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며 "한국이 이뤄낸 기술 혁신과 변화를 배우고 브라질에 가져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주앙 아디베 브라질 씨메지(CIMED) 회장이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한국을 소개하고 있다.(인스타그램 갈무리)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