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들어와 논의하자"…민주노총 경사노위 복귀, 남은 조건은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13일, AM 06:00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6 노동절 기념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5.1 © 뉴스1 허경 기자

민주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안이 표결에 이르지 못한 가운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운영 개선 요구에 대한 정부의 공감 입장을 강조하며 복귀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내부의 후속 의사 확인 절차와 함께 정부의 공감 표명이 참여 전 원칙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제도 개선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향후 논의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 공감과 참여 전 원칙 합의 사이
13일 노동부에 따르면 김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는 이미 민주노총의 조건에 대해 공감한다고 문서로 보냈다"며 경사노위 참여를 촉구했다.

김 장관은 "그렇다면 제도를 어떻게 바꿀지는 이제 들어와서 참가자들이 논의해야지, 계속해서 형식논리에만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합의제 운영은 이재명 대통령도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산별노조 참여도 경사노위 법상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칭 변경은 김지형 경사노위 위원장이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밝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99년 경사노위의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27년째 복귀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이 지난 7일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에 상정한 '사회적 교섭 추진 건'은 △합의제 운영 △산별 참여 보장 △기구 명칭 변경 등 3대 원칙 합의를 전제로 경사노위에 참여해 법·제도 절차를 완료한다는 내용이었다.

민주노총 안건도 참여 이후 법·제도 절차를 완료하는 구조여서, 제도 변경과 참여의 선후 문제만으로 양측 입장을 구분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공감 표명이 참여 전 원칙 합의를 충족하는지, 다른 참여 주체의 동의와 이행 절차를 어떻게 담을지가 남은 쟁점으로 읽힌다.

지난 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제85차 임시대의원대회 모습.(민주노총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0.07/뉴스1

표결 무산 뒤 내부 의사 확인도 남아
7일 대회에는 재적 대의원 1766명 가운데 1100여 명이 참가 등록했다. 그러나 오후 4시 30분께 일부 대의원이 이석하면서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안건이 부결된 것이 아니라 가부 결정 없이 대회가 유회된 것이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 직후 사회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사회적 교섭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내부 논의를 거쳐 후속 방침을 별도로 밝히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어양 위원장은 지난 9일 입장문에서 모바일 대의원대회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선거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는 것이 가장 민주노총다운 방법"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만 입장문에는 해당 선거의 의미와 의사 확인 방식, 일정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교섭 추진 찬성에도 운영·이행 우려
대의원대회에 앞서 민주노총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설문에서는 응답 조합원의 87.8%가 사회적 교섭 추진에 찬성했다. 8월 21일부터 9월 11일까지 조합원 4863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매우 찬성"은 51.5%, "찬성"은 36.3%였다.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51.7%였다.

기존 경사노위의 한계로는 "사회적 합의의 구속력과 이행의 한계"가 26.8%, "정부의 일방적인 진행으로 노동계가 들러리로 전락"이 25.3%로 꼽혔다. 우선해야 할 추진 원칙은 합의제 운영 42.1%, 산별 직접 참여 보장 37.0%, 명칭 변경 19.1% 순이었다.

중요 의제를 묻는 복수응답 문항에서는 "AI·산업전환에 따른 노동자 참여 및 고용·노동권 보호"가 60.6%로 가장 많았다. 설문 결과는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자는 의견과 기존 기구의 운영·이행에 대한 우려가 함께 존재하는 것으로 읽힌다.

다만 이는 설문 응답자의 사회적 교섭 추진에 대한 견해로, 전체 조합원의 경사노위 복귀 찬성률과는 다르다. 설문은 7일 상정된 참여안의 구체적인 조건을 직접 묻지 않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류현철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노동안전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12.8 © 뉴스1 김도우 기자

원포인트 대화, 상설기구 참여로 이어질까
민주노총은 메가특구특별법의 노동 특례 적용 여부를 논의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는 참여하고 있다. 특정 의제를 다루는 별도 협의 참여와 경사노위라는 상설기구 참여는 다른 사안이다.

김 장관은 "상설 사회적 대화 참여에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고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지는 이번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성공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실제 대화 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고 상설기구 참여에 대한 우려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양 위원장은 7일 대회 후 정부에 "현장의 우려와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을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어 9일 입장문에서는 교섭과 투쟁의 병행이 필요하다면서도, 정부의 선의에 기대거나 교섭을 만능 해법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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