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쓴 자소서, AI가 걸러낸다"…AI發 채용시장, 평가 투명성 문제 대두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13일, AM 06:15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채용시장에 인공지능(AI)이 빠르게 스며들면서 과거 사람이 직접 작성하고 검토하던 채용 업무에 AI가 관여하는 비중이 커지는 모습이다. 취업 준비와 인재 선발 방식이 함께 달라지고 있다. 구직자는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이력서를 다듬는 반면 기업은 AI로 지원자의 역량과 직무 적합성을 분석한다.

채용 과정의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지원자가 AI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평가의 투명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가 쓴 티'도 AI로 확인…구직자와 기업의 다른 활용법
13일 업계에 따르면 사람인과 잡코리아, 원티드 등 국내 채용 플랫폼들은 자기소개서 작성과 이력서 관리, 면접 준비 등 취업 과정 전반으로 AI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직자가 AI에 자신의 경력과 경험, 지원 직무를 입력하면 자기소개서 초안을 작성해 주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넘어 최근에는 기업별 지원서 작성에 필요한 반복 작업까지 AI가 대신하면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사람인은 기존에 작성한 이력서 파일을 업로드하면 AI 에이전트가 학력과 경력, 자격사항 등을 분석해 사람인 표준 양식으로 변환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구직자가 새로운 채용 플랫폼을 이용할 때마다 기존 정보를 다시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다.

자기소개서 작성 과정에서는 AI 활용에 따른 새로운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사람인이 운영하는 AI 자기소개서 서비스에는 'AI 의심 방어' 기능이 포함돼 있다. AI를 활용해 작성한 문장이 기계적으로 보이거나 채용 과정에서 AI 사용을 의심받을 가능성을 고려한 서비스다.

반면 기업에서는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탐지하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AI 서류평가 기업 무하유의 '프리즘'은 자기소개서에 담긴 경험과 직무 적합성을 분석하는 동시에 생성형 AI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장을 찾아주는 'GPT킬러' 기능을 제공한다.

구직자가 AI의 도움으로 지원서를 완성하고 기업은 또 다른 AI로 해당 서류를 검토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구직자와 지원자의 실제 경험과 역량을 확인하려는 기업의 요구가 채용 서비스에도 반영되고 있다.

기업의 AI 활용은 자기소개서 작성 여부를 판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프리즘은 지원자가 작성한 경험이 모집 직무와 얼마나 연관돼 있는지 분석하고, 자기소개서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면접에서 확인할 질문을 제안한다. 채용관리 설루션 '그리팅'에서도 프리즘을 연동해 자기소개서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내 자소서도 AI가 평가했나"…평가 과정 투명성 문제 대두
AI가 취업 준비와 채용 실무 양쪽에서 활용되면서 평가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구직자는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어떤 AI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지만, 기업에 지원서를 제출한 뒤에는 AI가 서류를 검토하는지, 분석 결과가 실제 평가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5년 기업 채용동향조사'에 따르면 채용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기업 가운데 지원자에게 AI 사용 여부를 사전에 알린다고 답한 비율은 57%였다. AI를 채용에 활용하는 기업 모두가 지원자에게 그 사실을 사전에 안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원서에 AI가 관여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AI 탐지 기술이 자기소개서에서 생성형 AI로 작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장을 발견하더라도 실제 사용 여부를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AI를 활용해 매끄럽게 작성한 자기소개서가 지원자의 실제 경험이나 직무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기업으로서는 지원서의 표현이나 AI 분석 결과에만 의존하기보다 자기소개서에 담긴 경험이 사실인지, 지원자가 필요한 역량을 갖췄는지 면접 등 후속 절차에서 검증할 필요가 있다. AI를 활용해 채용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평가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구직자 입장에서도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활용하는가를 넘어 자신의 경험과 강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자기소개서 작성에 들이는 시간은 줄일 수 있지만 실제 면접에서 경험을 뒷받침하고 직무 역량을 입증하는 일까지 AI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구직자의 자기소개서 작성부터 기업의 서류 검토까지 활용되면서 채용 과정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AI가 평가에 관여하는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구직자가 평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최종 판단에는 사람의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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