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시설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현지 정세가 악화하고 있지만, 사우디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주재원들의 인명·재산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40여곳으로, 정부와 유관기관은 기업별 안전 상황을 점검하며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13일 통상·외교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사우디에는 국내 기업 40여곳이 진출해 있으며, 현재까지 이번 사태로 인한 기업과 주재원의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사우디 현지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 약 2000명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최근 공격을 받은 지역과 주요 시설 인근에 진출한 기업을 중심으로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일부 기업은 현지 정세 악화에 대비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안전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라빅 인근 사업장도 피해 없어…일부 기업 재택근무
기업별 점검에서도 현재까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라빅 지역에서 약 40㎞ 떨어진 곳에 현대차 신공장을 건설 중인 국내 건설기업은 이번 공격에 따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라빅에서 약 7㎞ 떨어진 곳에서 화력발전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도 인명·재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공장에서 근무하는 자동차 기업 직원들에게서도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라빅 지역 발전소에서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 역시 별다른 피해 없이 정상 출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리야드 공항 인근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진출기업에서도 현재까지 피해 상황은 접수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기업은 안전을 고려해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현지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기업들도 직원 안전과 사업장 운영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여행경보 격상…현지 행사도 온라인 전환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11일 오후 10시(한국시간)부터 사우디 전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인 '출국 권고'로 격상했다. 같은 날 외교부 장관은 중동 지역 15개 공관과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현지 정세와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리야드무역관 직원들의 안전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뷰티 오프라인 상담회는 온라인으로 전환했으며,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던 국내 기업의 출장도 취소하고 화상 상담으로 대체했다.
정부와 공관, 무역관, 현지 진출기업 및 국내 본사는 비상 연락 체계를 유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현지 정세 변화에 따라 기업별 안전 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호응하는 친이란 후티 반군과 사우디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발생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6일 홍해 연안 라빅 지역의 정유시설을 공격한 데 이어 10일에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타격했다. 12일(현지시간) 밤에도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이를 요격했다.
이번 후티 반군의 국제공항 피격으로 최소 12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치는 등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운항도 일시 중단되는 등 주요 기반 시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번 피해는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걸프 지역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