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살 돈 없다는 개미, 미국 증시엔 석 달간 10조 넣었다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14일, AM 06:00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개인투자자들이 하반기 들어 미국 주식에 10조 원 넘게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증시를 5조 원 넘게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 흐름이다.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호재로 미국 증시가 연일 신고가를 이어가는 것과 국내 증시 조정 국면이 대비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까지 개인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10조 2103억 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 추세가 이어지며 2조 8284억 원 사들였다. 올해 3분기 동안 개인투자자가 코스피는 5조 5900억 원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미국과 국내 증시 수급 역전은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4~5월 잠시 미국 증시를 순매도했지만 6월부터 다시 순매수로 돌아와 5개월째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 6월 42조 원 순매수로 정점을 찍은 뒤 △7월(5조 3720억 원) △8월(3조 2350억 원) △9월(-14조 1970억 원) 3개월째 내리막이다.

코스피가 석 달째 박스권에 머무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코스피는 지난 6월 9300선까지 올라 역대 최고치를 찍고 지난 7월 말 5200선까지 하락했다, 8월부터 석 달째 6000~7000선을 맴돌고 있다.

반면 하반기 들어 코스피가 전날까지 32% 급락한 사이 미국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 지수는 각각 4% 넘게 상승했다. 두 지수는 지난 7일 동반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급등, AI 투자 지속성을 둘러싼 논란은 두 시장이 똑같이 겪고 있지만 서로 다른 행보에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된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하며 두 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자 투자 커뮤니티에는 "역시 박스피"라는 자조 섞인 반응들이 잇따랐다.

30대 투자자 김은혜 씨는 "AI 최대 수혜주라는 반도체 기업이 두 곳이나 있는데 코스피는 결국 박스권"이라며 "기업이 돈을 잘 벌어도 여전히 코스피는 오래 투자할 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급상으로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유입세가 한계에 왔다 보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고점에서 시장에 진입한 개인 매수 물량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개인들의 수급 제약은 역으로 '박스피'를 부르고 있다. 증시가 7000선까지 반등했던 지난달에는 외국인 순매수로 장 초반 지수가 강세를 보여도 후반 들어 개인투자자의 차익실현이 몰리며 상승 폭을 줄이는 '전강후약' 추세가 반복됐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9월 집계 기준 코스피 7000~9000포인트 구간에서 개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83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며 "이 자금 일부가 본전 회복 과정에서 매도로 전환되면 지수의 상승 탄력은 약해질 수 있으며 고점 구간의 부담을 소화하려면 새로운 매수 수요가 유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법은 개인 수급 제약을 뚫고 수급 선순환을 가져올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지만, 이 역시 단기간 내 급격한 개선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및 지수 급등락 시점에 유입된 후 추가 매수 여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좋은 실적과 외국인 복귀는 별개의 문제이며, 현재는 수급 부담이 펀더멘털 개선 효과를 압도하는 구간이기에 외국인의 추세적 순매수 전환까지 기다리기보다 매도 압력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분할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why@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