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사장은 14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다들 열심히 하고 있지만 밖에서 보는 위기감은 사뭇 달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같은 제언을 담은 ‘탄소 없는 쇳물’을 최근 출간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철강산업을 둘러싼 경쟁 환경의 변화다. 중국의 공급 과잉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국내 수요 공동화,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치면서 지난 50년간 유지돼 온 영업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런 가운데 탄소 배출을 줄인 철강은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30년 저탄소 철강 수요가 5000만~6000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1500만t)의 약 5배 규모다.
조 전 사장은 이 같은 변화를 기회로 삼으려면 그린스틸의 생산뿐 아니라 시장의 기준을 선점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국제 표준이 확립되지 않은 저탄소 철강의 탄소 배출량 산정·인증 기준 마련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코그룹의 사업 구조도 그린스틸을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철강, EPC(설계·조달·시공), 에너지, 전략자원 등 4개 사업을 중심으로 삼고 이들을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신철강은 탄소 배출을 인증받은 그린스틸을 생산·판매하고, EPC는 저탄소 제철소 건설 경험을 지식재산(IP)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에너지 부문은 2050년 연간 110만t 규모의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전략자원 부문은 아르헨티나 리튬과 인도네시아 니켈, 미국 희토류 등 원료 확보를 담당하는 구조다. 인공지능 전환(AX)은 이들 사업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제시했다.
철강과 에너지를 별개 사업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 전 사장은 “철강 산업은 앞으로 일종의 에너지 사업으로 바뀔 것”이라며 “소형모듈원전(SMR), 수전해 수소는 철강을 위해 꼭 필요한 신사업”이라고 말했다. 탄소 배출을 줄인 쇳물을 생산하려면 안정적인 청정에너지와 수소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지난 50년간 포스코를 이끌어온 정신이 ‘제철보국’이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철강으로 인류의 미래를 세우는 ‘철강위인’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청명 전 포스코플렌텍 사장.(사진=본인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