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하루 1500명 몰려도 '0박 관광'…400년 함안 낙화놀이가 던진 숙제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22일, AM 06:10

함안 낙화놀이(함안군 제공)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외친다.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외지인이 찾아와 먹고, 자고, 소비하는 일이 절실하기 때문이다.대도시에 집중된 관광객의 발길을 전국으로 넓히는 일은 한국 관광의 오랜 숙제다.

경남 함안의 낙화놀이는 반가운 사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금빛 불꽃비 영상이 퍼지며 '꼭 가보고 싶은 축제'로 떠올랐다. 열기는 일본까지 번졌다.

지난 15일 무진정에서 열린 '2026 함안 낙화놀이 재팬 스페셜데이'를 찾은 일본인은 1500명. 2024년의 3배다. 일본 여행사 26곳이 상품 35개를 판매했고, 참가자의 약 85%가 낙화놀이를 주목적으로 방한했다. 도쿄의 한 관광객은 낙화놀이를 가장 즐기고 싶어 여행을 신청했다고 했다.

직접 본 낙화놀이는 기대에 부응했다. 낙화봉에서 흩날리는 금빛 불씨와 타닥거리는 소리, 수면에 일렁이는 불빛은 영상보다 깊은 정취를 전했다. 오랜 전통문화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매력적임을 확인한 현장이었다.

다만, 그 관심이 함안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아쉬웠다.

현장에서 본 관광객들의 동선은 행사장에 집중됐다. 관람 전후 몇 시간이 체류의 대부분이었다. 단체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부족해 행사가 끝나면 부산이나 대구 등으로 이동했다. 찾아올 이유는 확실했지만, 함안을 알아갈 기회는 부족했다.

행사장에 주민사업체와 청년기업의 부스가 있었지만, 다양하게 먹고 즐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쌀쌀한 가을밤 컵떡볶이 부스에 일본인들이 몰렸다. 음식의 인기 덕도 있겠지만 먹거리 선택지가 넉넉하지 않았던 점도 눈에 들어왔다. 행사가 끝나가던 오후 8시 무렵에는 부스들의 불도 꺼져 있었다.

지역 연계 시도는 진행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함안에서 식사하거나 말이산 고분군과 함안박물관을 방문하는 일본인 단체가 늘었다. 올해는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5곳과 청년기업 4곳이 참여했다. 지역 소비를 늘리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낙화놀이의 인기에 비하면 지역 여행으로 넓히는 준비는 더뎠다. 군 관계자는 행정의 속도와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주차시설 확충을 언급했다. 관광객을 안전하게 맞는 일과 함께 관람 전후 무엇을 먹고 어디를 둘러보게 할지도 준비해야 한다.

무진정을 먹거리 장터로 채우자는 뜻은 아니다. 고즈넉한 정취를 지키면서 주변 상권과 역사·문화 공간으로 발길을 연결해야 한다. 숙박시설을 당장 늘리기 어렵다면 낮에는 함안을 둘러보고 지역 음식으로 저녁을 먹은 뒤 낙화를 감상하도록 여행사와 일정을 짤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낙화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낙화를 볼 곳이 늘어날수록 함안의 전통과 무진정의 가치는 중요해진다. 이를 지역의 역사·음식과 함께 경험해야 함안을 찾을 이유도 깊어진다.

지역관광의 성과를 방문객 수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얼마나 머물고, 무엇을 경험하며, 어디에서 소비했는지도 살펴야 한다. 함안까지 오게 만든 힘을 머무는 이유로 이어갈 때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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