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이 내년 국내 보험산업의 보험료 증가율이 올해 예상치(8.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과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보험 본업의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상품 쏠림과 수수료 경쟁, 자본 부담 등 구조적 문제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보험연구원은 '2027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김동겸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2027년 보험산업 전망' 발표에서 내년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증가율이 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예상 증가율인 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김동겸 실장은 "내년 보험료 증가율 전망치가 낮은 것은 보험산업을 비관적으로 봤기 때문이 아니라, 보험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제약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년 전체 보험료 규모는 299조 원으로 예상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보장성보험이 성장을 이끌지만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퇴직연금이 감소하면서 2.3%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장기손해보험을 중심으로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 보험료 증가액의 89%가 생보업계의 보장성보험과 손보업계의 장기손해보험에 집중될 전망이다. 보험산업의 성장이 일부 주력 상품에 편중되는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올해의 높은 증가율은 일회성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며 "같은 상품을 같은 경로로 판매하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신규 수요가 더 확대되기는 어렵고 성장은 계속보험료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사 투자손익 및 운용자산 구성/사진제공=보험연구원
보험사들의 수익성과 자본의 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올해 상반기 생보사와 손보사의 당기순이익과 계약서비스마진(CSM), 지급여력비율(K-ICS) 등 주요 지표는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그러나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위험률차는 양 업권 모두 마이너스(-) 상태가 고착되는 등 실적 개선의 질은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겸 실장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과 CSM, K-ICS 비율은 모두 개선됐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당기순이익은 투자손익이 견인했고 보험손익은 줄었다. CSM은 신계약으로 늘었지만 위험률차가 뒷받 뒷받침하지 못했고, 자본 증가분의 90% 이상은 평가이익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에서 보험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명보험 40.1%, 손해보험 61.5%에 그쳤다. 사업비 증가가 신계약 CSM 창출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자본생산성도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될 보험설계사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과 법인보험대리점(GA) 운영위험 평가제도, 기본자본비율 제도 등도 보험사들의 영업과 성장 여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는 "보험산업은 상품 쏠림과 수수료 경쟁, 보험손익 악화, 자본생산성 저하 등의 구조적 제약을 안고 있다"며 "내년에는 판매수수료 체계 개편과 기본자본 규제 등 제도 변화까지 더해져 단기적으로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7년 보험산업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존 주력 보장의 수익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노후소득과 건강·돌봄, 기업위험 등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자원을 재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식 실장은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강점에 맞춰 보장 기능을 넓혀야 한다"며 "건강보험은 보험금 보장과 예방·돌봄 지원을 연결하고, 연금은 적립금을 모으는 단계에서 소득을 지급하는 단계로 사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들은 계약군별 자산·부채 및 유동성 관리, 위험경감형 보험 인수, 보험금 청구·지급 업무 개선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정책적으로는 새로운 사업의 업무 범위와 서비스 품질기준을 정비하고,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 개선계획의 이행력 확보, 공동 위험데이터 구축, 계약 유지성과를 반영한 판매보수 체계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해식 실장은 "보험사는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선택해야 하고 정책은 그 선택을 위한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감독 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회사가 어떤 근거로 대응을 선택했고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jcppark@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