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 밖 말의 일상"…마사회 말박물관 '읽히지 않은 시간' 전시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25일, PM 03:30

이소희 시간의 시작(한국마사회 말박물관 제공)

한국마사회 말박물관이 결승선 밖 말의 일상에서 평범한 하루의 의미를 찾는 전시를 마련했다. 순위와 주파시간으로 기록되지 않는 순간을 통해 말과 사람의 삶을 돌아보는 자리다.

25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경기 과천 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소희 작가 초대전 '읽히지 않은 시간'이 다음 달 29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말이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보다 달리지 않는 동안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주목한다. 한 마리 말의 생애를 출발선을 떠나 결승선에 도착하고 성적을 남기는 순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시선이 담겼다.

어미 곁에서 젖을 먹고 풀을 뜯거나 천천히 걷다가 어딘가를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도 삶의 일부다. 작가는 이처럼 경주 기록에 담기지 않는 순간들을 화면에 옮겼다.

이소희 작가는 말의 시간에서 사람의 삶을 발견한다. 특별한 사건뿐 아니라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평범한 하루와 그 안의 작은 과정도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전시 제목인 '읽히지 않은 시간'도 이러한 생각을 담았다. 이미 사라진 시간이 아니라 아직 의미를 발견하지 못한 시간을 뜻한다. 무엇을 이뤘는지로 설명하기 어려운 하루에도 삶을 이루는 소중한 순간들이 있다는 메시지다.

작가는 대상을 세밀하게 묘사하기보다 시간의 흔적을 드러내는 데 무게를 뒀다.붓질을 겹겹이 쌓고 색을 섞어 현실과 꿈의 경계에 놓인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말의 외형보다 그 안에 축적된 시간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대표작 '시간의 시작'에는 나팔을 부는 천사와 구름 사이로 환하게 등장하는 백마가 담겼다. 작가는 유럽의 작고 오래된 성당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 생명의 탄생을 신화의 시작으로 표현했다.

작가는 평범한 시간도 신화처럼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눈에 띄는 사건이 없는 하루 역시 한 생애를 이루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은 특별한 순간의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를 만드는 바탕이 된다.

렛츠런파크 서울 내 말박물관의 운영시간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 30분이다.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한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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