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인데 임단협 여전히 난항"…중후장대 ‘동투’ 파업 위기감

경제

이데일리,

2026년 October 25일, PM 04:10

포스코노조 쟁위대책위원회 및 임협 출정식 현장 (사진=포스코노동조합)
포스코노조 쟁위대책위원회 및 임협 출정식 현장 (사진=포스코노동조합)
[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주요 중후장대 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철강과 조선, 전력기기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임금 인상과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이어지면서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무기한 파업까지 예고된 가운데 노사 갈등이 생산 차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다음 달 2일 오후 7시부터 무기한 파업 및 단계적 확대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지난 23일 사측과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창사 58년 이래 첫 파업에 이어 추가 부분파업 등을 벌였음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쟁의 수위를 한층 높이기로 한 것이다.

노사 간 가장 큰 쟁점은 임금 인상과 성과 보상 규모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최근 교섭에서 기본급 2.5% 인상과 일시금 500만원, 명절상여금 100만원 및 10% 지급 등을 제시했다. 양측의 기본급 인상률 차이만 4.6%포인트에 달한다.

포스코는 생산계획 조정과 비상조업체계 가동 등을 통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의 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지속해 임금교섭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력기기 업계에서도 노사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사무기술직 노동조합은 지난 22일 회사와의 첫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노사는 지난 8월 21일 첫 교섭을 시작한 이후 총 8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 6월 5일 출범한 지 3주 만에 조합원 900명을 확보하며 기존 기능직 중심 노조를 제치고 제1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이후 7월 21일 교섭대표노조로 확정되면서 사무기술직뿐 아니라 기능직까지 아우르는 대표교섭권을 획득하는 등 조직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노사 갈등의 핵심 역시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 배분이다. 효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6%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41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늘었다. 전력기기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지만 노조는 이에 걸맞은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회사가 구체적인 인상안을 제시할 경우 교섭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소속 노조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금속노조 경남지부)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 소속 노조원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사진=금속노조 경남지부)
조선업계 역시 임단협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23일 26차 교섭에서 올해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달 30일 첫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이후 23일 만이다. 다만 조합원 투표가 관건이다. 앞서 지난 2일 실시한 1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는 반대율 52.14%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노조가 부분파업을 재개하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노조는 26일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화오션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노사는 현재까지 29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부터 경남 거제 사업장 내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청노조 역시 지난달 30일부터 크레인과 공장 지붕 등에서 원청과의 교섭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임금 인상뿐 아니라 성과급 지급 기준과 복리후생, 정년 이후 고용 문제까지 교섭 의제가 확대되면서 노사 간 합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성과 배분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노사 갈등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일정과 납기 관리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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