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EV·로봇 타깃…LFP 대세에도 에코프로 '삼원계 뚝심'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26일, AM 07:05

에코프로비엠 청주 오창 본사 전경.(에코프로 제공) © 뉴스1 강은성 기자

에코프로(086520)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확산 속에서도 삼원계 양극재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투자와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원가를 낮추고, 높은 에너지밀도가 필요한 고성능 전기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포스코퓨처엠 등 경쟁사가 LFP 양극재 대형 수주를 잇달아 따내는 상황에서 삼원계의 기술적 강점을 실제 수주와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2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하이니켈 삼원계 양극재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폐배터리 재활용 체계와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을 구축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는 LFP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설비를 늘리고 대형 수주에 나선 경쟁사들과 다른 행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삼성SDI, SK온과 각각 약 6조 원, 1조 1000억 원 규모의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엘앤에프도 삼성SDI와 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LFP 수요 급증에도 삼원계 재활용·에너지밀도에 주목
LFP는 가격과 수명, 열적 안정성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에서 LFP가 차지한 비중은 55%를 넘었다. 같은 기간 LFP 배터리팩의 평균 가격은 니켈·코발트·망간(NMC) 삼원계보다 40% 이상 낮았다.

ESS 시장에서는 LFP 쏠림이 더 뚜렷하다. 메리츠증권이 발간한 'LFP 양극재 수주 모멘텀 대비 필요'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ESS 배터리 가운데 LFP 비중은 95.4%에 달했다.

에코프로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도 LFP 투자보다 삼원계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니켈 원료 내재화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BNSI 니켈 제련소에 총 1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BNSI는 연간 9만 톤 규모의 니켈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에코프로는 니켈 수급권을 확보해 핵심 원료 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에코프로가 삼원계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높은 에너지밀도와 재활용 경제성이다. 삼원계는 같은 무게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장거리·고성능 전기차에 유리하다.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코발트 등 고가 금속을 회수할 수 있어 재활용 사업성도 높다. 반면 LFP는 회수할 수 있는 금속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재활용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 사업장에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원료·전구체·양극재 생산까지 이어지는 폐쇄형 순환체계(클로즈드 루프)를 구축했다. 재활용 계열사 에코프로씨엔지는 연간 건식 2만 톤, 습식 1만 2000톤 규모의 처리능력을 갖췄다. 회사 측은 삼원계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99% 이상 회수하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BNSI 제련소 건설 현장 전경. (에코프로비엠 제공)

가격 경쟁력 확보해 고성능 전기차·휴머노이드 시장 공략
에코프로는 원료 내재화와 재활용으로 삼원계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장기적으로 고성능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와 ESS에서 LFP 수요가 확대되더라도 주행거리와 출력이 중요한 고성능 전기차에서는 삼원계의 강점이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도 새로운 수요처로 꼽힌다. 로봇은 배터리가 무거워질수록 관절 모터와 구동장치에 걸리는 부담이 커져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유리하다.

다만 삼원계의 장기 성장성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주요 고객사의 배터리 수요가 정체된 데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재활용 경제성이 높다는 점만으로 삼원계가 LFP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에너지밀도가 중요한 고성능 전기차와 로봇 등에서는 삼원계 배터리의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다"며 "에코프로가 원료 내재화와 재활용을 통해 원가를 얼마나 낮추고 이를 실제 수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