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해조류의 반전…100조 시장 미래 '해양 바이오' 판도 바꾼다

경제

뉴스1,

2026년 October 27일, AM 07:00

완도 다시마 양식장 전경(출처: 완도군청 누리집)

최근 세계적으로 해조류 기반 건강기능식품 및 의료용품 개발 기술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글로벌 해조류 산업은 탄소중립과 블루이코노미 이념의 확산 속에서 해조류가 지닌 탄소 고착 및 생태 복원 기능이 재조명받으며 해양그린산업의 중점 육성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과거 가축 사료나 비료, 공업용 원료 등 저부가가치 영역에 주로 머물던 해조류는 양식 선진화와 유효 생리활성 물질의 정밀 추출·정제 기술 발달에 힘입어 건강기능식품, 고급 의료용 소재, 화장품, 생태농업으로 응용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소비 측면에서도 식물성 단백질 소비 열풍과 함께 천연·무첨가 및 지속 가능한 식품 원료와 건강 제품에 대한 선호도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해조류 원료의 품질 등급 지정, 효능 인증, 생산 규범 등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친환경·저탄소, 정밀 가공, 의료용 고급화를 목표로 고부가가치 응용 연구개발(R&D)과 산업화를 적극 추진하며 대전환을 이루고 있다.

연 12.5% 폭풍 성장…세계는 지금 '해양 바이오' 패권 경쟁 중
세계 해조류 시장 규모 및 전망(출처:theinsightpartners.com)

글로벌 컨설팅업체 '디 인사이트 파트너스(The Insight Partners)'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해조류 시장 규모는 2025년 241억 달러(약 33조 원)에서 2034년 694억 8000만 달러(약 96조 원)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2026년부터 2034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48%에 달한다.

이러한 고속 성장은 과거 가축 사료나 비료 등 저부가가치 산업 중심이었던 해조류가 의약품, 의료용 재생 소재, 기능성 건강식품 등 고부가가치 바이오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글로벌 산업 지형은 지역별로 명확한 보완적 분업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Asia-Pacific) 지역은 풍부한 해조류 자원과 대규모 양식기지, 완벽한 1차 및 정밀 가공 시스템 체인을 바탕으로 전 세계 원료 공급 및 1차 제품의 핵심 주도권을 쥐고 있다.

반면 유럽과 북미 지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과 프리미엄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고순도 기능성 추출물 및 의료용 임상 응용 등 고부가가치 응용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해조류 원료의 품질 등급 지정, 효능 표준화 및 생산 규범 체계를 속속 구축하며 기술 정책적 지원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연자원부 등 8개 부처가 공동으로 2026년 5월 ‘해양 의약품 및 기능성 제품의 고품질 발전 가속화에 관한 지도 의견’을 발표하며 국가 차원의 거대 지원책을 마련했다.

중국은 키토산(Chitosan)과 알긴산염(Alginate) 등 주요 해양 바이오 원료 생산량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자체 개발 해양의약품 품목도 세계 출시 총량의 28%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2025년 해양 바이오의약 부가가치 996억 위안(약 21조 원) 달성에 이어, 2030년까지 이를 1300억 위안(약 28조 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구체적 육성 목표를 명시했다.

기술 연구개발(R&D) 측면에서는 고정밀 막분리, 저온 미생물 발효, 인공지능(AI) 기반 공정 최적화 등 첨단 기술이 현장에 실용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항바이러스, 항염, 항산화, 면역 조절, 장내 미생물 및 심혈관 건강관리에 탁월한 생리활성 성분의 추출 순도와 생산 효율 및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나아가 주사용 생물학적 원료의약품, 기능성 상처 치유 드레싱, 조직공학 재생 재료 개발로 빠르게 상용화하며 해양 생체재료 분야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조류 1톤으로 2만 5000배 가치 창출…중국 명월해조그룹의 혁신
명월해조그룹의 생산제품 고부가가치화 추진현황(출처: 명월해조그룹 누리집)

해조류 바이오 산업에서 독보적인 기술 혁신으로 '해양의 꽃(海洋之花)'이라 불리는 중국 칭다오의 명월해조그룹(MSG)은 단순 원료 가공 기업이 어떻게 첨단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증명하는 글로벌 모범 사례다.

명월해조그룹은 톤당 8000위안(약 160만 원)에 불과한 단순 해조류 원료를 식품용 알긴산염(Alginate)으로 가공해 1만 6000위안으로 가치를 올리고, 이를 다시 의료용 소재로 재가공해 240만 위안의 고가 소재로 탈바꿈시켰다.

나아가 조직공학용 고순도 알긴산염으로 정제함으로써 톤당 무려 2억 위안(약 400억 원)이라는, 초기 원료 대비 2만 5000배에 달하는 초고부가가치를 창출해냈다.

명월해조그룹의 핵심 경쟁력은 독자적인 초고순도 정제 기술에서 나온다. 기업 자체적으로 구축한 '연속 동적 역류' 공정과 다단계 정밀 분리, 불순물 제거 및 정제 기술을 통해, 항암 및 면역증진 활성 물질인 후코이단(Fucoidan)의 추출 순도를 98%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그동안 일본과 한국 기업이 장기 독점해온 기술 장벽을 완전히 깨뜨린 획기적 성과다.

또 순도 99%에 달하는 조직공학용 고순도 알긴산염 양산 기술을 확보해 최고 등급인 3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했으며, 종양 치료, 재생 의학, 의료용 미용 재생 제품의 핵심 원료로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명월해조그룹의 알긴산염 생산·판매량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 이상, 중국 내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며 세계 1위 지위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막강한 연구개발 인프라와 실증 설비가 뒷받침한다. 민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중국 국가 중점실험실 2곳을 운영하며 230여 건의 발명 특허를 출원하고, 위장 관리용 '해사건패(海赐健牌)'와 간 보호용 '명월패(明月牌)' 등 다양한 건강기능식품 및 의료용 드레싱을 상용화했다.

여기에 '1월드, 2센터, 3기지'의 공간 구조를 바탕으로 세계 유일의 해조류 복합문화공간인 AAAA급 '해조류 월드 테마파크'를 조성해 바이오와 문화를 결합했다. 최근에는 총 5억 위안(약 1000억 원)을 투입해 5만㎡ 규모의 해양바이오헬스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 단지에는 기능성 의료용품 생산라인 5개, 건강기능식품 생산라인 10개, 해양의약품 생산라인 2개가 구축돼 연간 500톤의 고급 의료 소재 및 3,000톤의 기능성 식품을 양산하게 된다.

명월해조그룹은'STBC 역량강화 신전략'을 통해 2028년 매출 100억 위안, 2050년 1000억 위안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명월해조그룹의 5대 핵심 산업(출처: 명월해조그룹 누리집)

'김 수출 1위'의 그늘…기술 격차·규제 장벽에 갇힌 K-해양바이오
우리나라는 글로벌 3대 해조류 생산국이자 세계 최대 김 수출 국가는 물론, 뛰어난 정밀 가공 기술과 바이오 연구개발(R&D)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정부 역시 '해양바이오 산업 신성장 전략(2022~2027)'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시장 규모를 1조2000억 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완도군 등 핵심 생산지에 해조류 활성소재 인증 및 생물 스마트 팩토리 등 대형 거점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산업은 원료 공급의 계절적 안정성 한계, 원천 기술 및 정밀 분리 기술 부족, 기업 간 상품 동질화, 관련 산업 표준 및 규제 체계 미비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과 바이오 스타트업들은 미세조류 및 고활성 성분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의료용 재생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창업한 '폴리페놀 팩토리(Polyphenol Factory)'는 제주 해역의 규조류에서 식물성 PDRN(Polydeoxyribonucleotide)을 성공적으로 추출해냈다.

기존 연어 추출 PDRN을 대체하는 이 저분자 핵산 단편 기술은 염증 완화 및 조직 재생 효과가 탁월해 안구건조증 점안제, 지혈 재료, 관절 연골 재생 치료제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또 '더마레(Dermare)'의 고순도 PDRN 친환경 정제 공정과 '보타메디(Botamedi)'의 제주 수심 100m 갈조류 폴리페놀 기반 인지장애 개선 기능성 제품도 기술 우위를 증명한 혁신 사례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밀 가공·연구개발 역량·브랜드 마케팅 강점과 중국의 풍부한 원료·대규모 양식 생태계를 결합하는 국경 없는 한중 산학연 협력을 강력한 대안으로 제시한다.

실제 명월해조그룹과 한국 영 케미칼(Young Chemical)이 2025년 합작 법인을 설립해 한국의 선진 생산기술을 도입하고 연간 1억 장 규모의 고급 의료용 재생 드레싱을 생산하기로 한 프로젝트는 기술·원료 결합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엔타이 헝위바이오는 한국 제론셀베인(Zerone Cellvane)과 대리계약을 체결해 한국 MFDS 인증 PDRN 재생의약품 '셀베인주(Cellvane Inj)'를 도입했으며, 엔타이 더성도 비엔피 코리아(B&P Korea)와 PDRN 원료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 산동 사회과학원 박문진 박사는 "한중 해양바이오의약 공동연구개발 플랫폼과 자유무역시험구, RCEP, 200여 개 의료기기 제조 기업이 집적된 웨이하이(Weihai) 클러스터를 적극 활용해 원료 정제부터 임상 승인, 국제 시장 공동 진출까지 이어지는 글로벌 가치사슬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해양바이오 핵심기술 개발목표(출처: 해양수산부(2022.7))




bsc9@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