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 5000만장 옷 생산하는 한세실업 베트남 공장...원단부터 출고까지 ‘디지털 추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1일, PM 07:03

[베트남=이데일리 안소현 기자] 베트남 호치민으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시간 30분을 차로 이동하면 등장하는 한세실업 TG법인. 최근 기자가 찾은 이 곳에서는 작업자들이 원단을 재단하고 봉제하는 동안 곳곳에 설치된 모니터에 생산 현황이 표시됐다. 원단마다 부착된 바코드를 스캔하자 관련 정보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 축적됐다. 작업자가 일일이 서류에 기록하지 않아도 생산 과정과 작업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베트남에 있는 한세실업 TG법인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베트남에 있는 한세실업 TG법인 공장에서 작업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79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이 공장은 14개 생산라인을 운영하며 연간 4000만~5000만장의 의류를 생산한다. 한세실업은 원단 입고부터 검사·재단·봉제·출고에 이르는 전 공정에 디지털 생산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 공정별 스캔 정보를 대시보드로 공유해 현장 관리자가 생산 현황을 파악하고 작업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촘촘한 품질검사 과정이다. 일본 바이어의 제품을 생산하는 TG 공장은 원단 검사기 한 대당 검사원 두 명을 배치해 원단을 100% 전수검사한다. 일반적인 공장이 검사기당 한 명을 배치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재단기가 작동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재단기가 작동하고 있다. (사진=안소현 기자)
검사 속도도 차이가 난다. 일반 바이어 제품은 분당 약 20야드 속도로 원단을 검사하지만, 일본 바이어 제품은 속도를 최대한 낮춰 작은 결함까지 확인한다. 이 때문에 TG 공장은 미주 바이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보다 검사 인력이 25~30명가량 더 많다.

검사를 통과한 원단은 곧바로 재단되지 않는다. 원단을 롤 형태로 감는 과정에서 발생한 장력을 풀기 위해 48시간 동안 펼쳐두는 ‘릴렉싱’ 과정을 거친다. 원단별 대기 시간은 스캔을 통해 관리하며, 기준을 충족한 원단만 재단 공정에 투입된다. 한세실업의 자체 품질관리 기준이다.

13개 재단 테이블에서는 자동재단기와 자동연단기 등이 가동된다. 재단된 원단에는 색상과 수량 등 생산정보가 담긴 QR코드가 부착된다. 이후 봉제라인에서는 작업자가 휴대용 정보단말기(PDA)로 작업 실적을 등록한다. 관리자는 공정별 생산량을 비교해 작업 속도가 뒤처지는 구간을 파악하고 전체 생산라인의 균형을 조정한다.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단을 만지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작업자가 원단을 만지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봉제가 끝났다고 검사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봉제라인 말단에서 1차 검사를 진행한 뒤 별도 내부 검사원이 2차 검사를 실시한다. 이후 바이어가 지정한 검사원이 전체 생산물량의 10%를 표본검사한다.

금속 이물질 검출을 위한 검침도 두 차례 진행한다. 각 단계에서 이중 검침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노재민 한세실업 베트남 TG법인 팀장은 “습도가 높은 베트남 기후를 고려해 고온 제습실 뿐 아니라 일본 바이어가 요구한 저온 제습실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출고 단계에는 한세실업이 자체 개발한 무선주파수인식(RFID) 스캐닝 시스템이 활용된다. 박스에 담긴 제품의 수량과 색상, 사이즈 등을 주문정보와 대조하고 불일치가 발생하면 경고음이 울린다. 작업자가 제품을 잘못 넣거나 누락하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원단 검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한세실업 TG공장에서 작업자들이 원단 검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품질관리를 강화한 만큼 인건비와 설비비 부담도 늘어난다. 그럼에도 한세실업은 일본 바이어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미주·유럽 바이어와의 거래에서도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노 팀장은 “일본 바이어의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인력과 비용이 투입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 개선 활동으로 추가 비용을 보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 글로벌 바이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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