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제공)
자동차 침수·전도 등 비상 상황에서 창문을 깨고 탈출하려 해도 접합유리가 장착된 경우 비상탈출용 망치로도 깨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 차종 10개 중 7개 이상은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를 장착할 수 있지만, 제조사의 안전정보 제공은 미흡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자동차 창유리에 주로 쓰이는 강화유리와 접합유리의 특성 및 적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접합유리는 두 장의 유리 사이에 고분자 필름을 넣어 고온·고압으로 압착한 유리다. 최근 자동차 측면 창유리에 적용이 늘고 있으나 쉽게 깨지지 않아 비상탈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
소비자원이 망치형, 센터펀치형 단일·이중, 카드형 등 비상탈출용 망치 4종으로 창유리 파괴시험을 한 결과, 강화유리는 모두 파괴할 수 있었다. 반면 접합유리는 가격 부위에 금이 생길 뿐 파괴되지 않았다.
2.26㎏의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시험에서도 강화유리는 5m 높이에서 파손·관통됐지만, 접합유리는 10m 높이에서야 파손·관통이 관찰됐다.
차 문이 열리지 않아 창유리를 깨고 탈출해야 할 경우 접합유리는 머리 받침대의 철제 막대나 비상탈출용 망치를 사용하더라도 파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완성차 6개 브랜드의 판매 차종 47종 중 76.6%(36종)는 적어도 1열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를 장착할 수 있었다. 1·2열 모두 접합유리를 기본사양으로 장착한 차종은 25.5%(12종)였다.
이 중 2개 차종은 후면유리까지 접합유리여서 비상시 창문을 깨고 탈출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구조였다.
하지만 대다수 제조사는 접합유리의 외부 소음 저감 성능을 강조할 뿐, 비상탈출용 망치로도 깨기 어렵다는 정보는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 접합유리 장착 여부와 위치도 공식 누리집의 카탈로그·가격표 등을 살펴봐야 알 수 있었다.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는 76.5%(765명)가 측면 창유리에 접합유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73.2%(732명·복수응답)는 정확하고 올바른 비상탈출 안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소비자원은 국내 완성차 제조사에 △창유리 안전정보 표시 개선 △측면 접합유리의 선택품목 운영 등 소비자 선택권 강화 △출고 지급품에 비상탈출용 망치 포함을 권고했다. 관계부처에는 접합유리의 특성을 반영한 차량 탈출 지침 수립을 건의했다.
창유리 안전정보 표시 개선에 대해서는 완성차 제조사 5곳 모두 개선하겠다고 회신했다. 소비자 선택권 강화는 케이지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지엠이, 비상탈출용 망치 제공은 케이지모빌리티가 개선을 검토 중이다.
소비자원은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 차량 내 비상탈출용 도구를 비치할 것, 강화유리창 위치를 사전에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seohyun.sh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