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신장이 하나로 붙었다"…'말굽신장' 고양이의 생존기

경제

뉴스1,

2026년 November 04일, PM 05:26

러시안블루 고양이(기사 내용과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1

태어날 때부터 양쪽 신장이 하나로 붙어 있던 고양이가 신장 기능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가 응급 수술로 건강을 되찾았다. 이미 한쪽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은 신장마저 결석으로 막혔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치료로 고비를 넘겼다.

4일 경기 안양 넬동물의료센터(NEL Animal Medical Center)에 따르면 환자(환묘)는 선천적으로 '말굽신장'을 가진 5세 러시안블루 고양이다.

말굽신장은 양쪽 신장의 아래쪽이 서로 이어져 말굽이나 U자 모양을 이루는 선천성 기형이다. 고양이에게서는 드물게 보고된다. 일반적인 신장 구조와 달라 소변 배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고양이는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 한쪽 신장에 소변이 고이는 '수신증'이 확인됐다. 약 1년 6개월 뒤에는 해당 신장이 기능을 잃고 크기까지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남은 신장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으로 보내는 관인 '요관'이 약 3㎜ 크기의 결석으로 막힌 것이다.

요관이 막히면 소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특히 한쪽 신장이 이미 기능을 잃은 상태라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의료진은 응급으로 '피하 요관 우회술(SUB)'을 시행했다. 결석으로 막힌 요관 대신 신장과 방광 사이에 새로운 소변 배출 통로를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수술 과정도 까다로웠다. 두 신장이 붙어 있는 데다 신장 앞쪽으로 큰 혈관이 지나고 있어 주변 조직을 손상하지 않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다.

다행히 수술 후 신장 기능은 빠르게 개선됐다.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혈액검사 지표인 크레아티닌 수치는 수술 전 20.0㎎/dL에서 5일 만에 4.8㎎/dL로 감소했다. 고양이는 수술 5일 만에 퇴원했다.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합병증 없이 지내고 있다.

넬동물의료센터 연구팀은 이번 치료 사례를 지난 10월 중국 우시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국제콘퍼런스(AiSFM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해당 증례로 국제 부문 최우수 포스터상인 'BEST POSTER AWARD INTERNATIONAL'을 받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말굽신장을 가진 고양이에게 SUB 수술을 시행한 첫 보고 사례다.

넬동물의료센터는 '제1회 아시아고양이수의사회 국제콘퍼런스'에서 말굽신장을 가진 고양이에게 SUB 수술을 시행한 치료 사례를 발표해 최우수 포스터상을 받았다(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이번 연구에는 손성지 내과 대표원장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윤일용 내과 대표원장과 이종협 외과 대표원장, 임덕호 내과 대표원장이 공동 저자로, 명현욱 외과원장이 교신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손성지 대표원장은 "이번 수상은 내과와 외과 의료진이 함께 오랜 기간 환자를 지켜본 결과"라며 "말굽신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현욱 외과원장은 "붙어 있는 신장 앞쪽으로 큰 혈관이 지나고 있어 수술이 까다로웠지만 사전에 영상검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해 안전하게 마칠 수 있었다"며 "이번 경험이 비슷한 질환을 가진 고양이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고양이의 요관이 결석으로 막히면 식욕부진이나 구토, 무기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어 신장 질환이나 선천성 기형을 진단받았다면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피펫]

넬동물의료센터 손성지 원장(왼쪽부터), 윤일용 원장, 명현욱 원장, 이종협 원장(병원 제공) © 뉴스1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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