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시 부여되는 주식매수청구권, 과잉규제…사업 재편 저해"

경제

뉴스1,

2026년 November 04일, PM 08:59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6.11.4 © 뉴스1 오대일 기자

기업의 물적분할 시 일률적으로 부여되는 주식매수청구권(주매청)이 기업의 사업 재편을 저해하는 과잉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취지는 살리되, 물적분할 자체가 아닌 중복상장에 초점을 맞춰 규제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현한 연세대학교 교수(전 한국증권학회장)는 4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주식매수청구권 국회 토론회'에서 현행 제도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변화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매청 제도의 개선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제를 맡은 신 교수는 현행 제도가 물적분할 자체가 아닌 중복상장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모든 물적분할에 주매청을 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입구 봉쇄식 과잉규제'로 규정하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분할에 찬성하는 주주조차 주매청을 행사하기 위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소규모 물적분할에도 예외가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신 교수는 현행 제도가 기업의 신속한 사업 재편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사업 재편을 주주총회에서 결의해야 하는 구조는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에 맞지 않는다며 이사회 중심의 사업 재편 체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내 복합기업들이 생존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잡한 사업부 체제를 극복하고 사업 재편을 통해 독립법인 형태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현행 주매청 제도가 LG화학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이후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과 거래소의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 시행 등을 거치며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적분할 시점에 일률적으로 주매청을 부여하는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주매청을 물적분할 단계가 아닌 중복상장 단계에서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물적분할 자체를 제한하는 '입구 봉쇄' 방식에서 중복상장 단계의 '출구 제한' 방식으로 전환해야 주매청 확보를 위한 무조건적인 분할 반대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적분할이 반드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신 교수는 중복상장이 없는 물적분할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잘못 설계된 주매청 제도가 오히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현행 제도가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잇따랐다.

권재열 경희대 교수는 "현행 자본시장법상 주매청에 대한 위임 규정이 없음에도 시행령으로 규제하는 것과 현 주매청은 채권자보다 우선해 돈을 빼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안태준 한양대 교수는 "규제 시 원인에 맞게 처방해야 하는데 문제의 원인은 물적분할이 아닌 중복상장에 있다"며 "물적분할 이후의 방향이 반드시 중복상장으로 이어진다고 단언할 수 없는데 현 제도는 원인과 처방이 잘못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순 분할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임에도 주매청을 과도하게 허용하고 있다"며 "본래 규제 취지와 맞지 않게 물적분할만을 억누르는 현 주매청 제도는 폐지하거나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사업 재편은 생존을 위해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요소"라며 "기업이 원활한 의사결정을 통해 신속히 사업을 재편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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