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인 과세는 2029년·거래자료 제출은 내년부터"…안도걸 정부안 발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November 07일, PM 05:38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오는 9일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가 마련한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대표발의한다. 해당 법안에는 가상자산 과세를 2년 유예하되 3년간 손실 이월공제를 도입하고 내년부터 가상자산사업자(가상자산거래소)의 거래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는 과세 시행 전부터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정경제부가 제안한 안을 토대로 과세 시행 시점을 현행 2027년 1월에서 2029년 1월로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오는 9일 발의하고 10일 재경위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입법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개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돈의 미래, 스테이블코인 혁명' 출간기념 정책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돈의 미래, 스테이블코인 혁명' 출간기념 정책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개정안에는 크게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손실 이월공제 3년 도입 △2027년부터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자료 제출 의무화 등 세 가지 내용이 담겼다. 특히 이번 개정안은 과세 시행을 2년 늦추면서도 거래소의 거래자료 제출 의무는 내년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과세에 앞서 실제 거래자료를 확보해 과세 시스템을 사전에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소득세법 제164조의4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거래자료 제출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관련 규정의 시행 시점은 가상자산 과세 시행 시기와 맞물려 있다. 당초 재정경제부는 실제 과세가 시작되기 전부터 투자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었으나 안 의원실 등의 필요성 주장에 따라 해당 내용을 개정안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투자자의 거래정보가 여러 거래소에 분산돼 있어 정확한 과세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 간 가상자산을 빈번하게 이동시키는 데다 해외 거래소까지 이용하는 만큼 취득가액과 양도차익을 정확하게 산정하려면 거래정보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의원실의 설명이다.

국세청 역시 가상자산 과세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납세자의 신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래자료를 사전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거래소로부터 실거래자료를 미리 제출받으면 납세자가 거래내역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신고 내용을 미리 채워주는 ‘모두채움’ 수준의 간편 신고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과세 유예의 핵심 배경 중 하나는 국세청이 실제 거래자료를 바탕으로 과세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라며 “거래소의 자료제출 의무화는 2027년부터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와 국세청의 입장이었고, 재경부가 이를 반영해 법안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오는 9일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 10일 재경위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법안소위에서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거래소의 자료제출 의무화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 남아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세는 2년 미루면서 투자자들의 거래내역부터 국세청에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거래자료 제출을 위한 법적 근거와 구체적인 제출 기준이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래소에 과도한 실무 부담을 지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자료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의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래소가 국세청에 해당 자료를 제출하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가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근거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면 거래소 입장에서는 개인정보를 외부 기관에 제공해야 하는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료 제출을 위한 실무적 준비가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법인세 관련 자료는 제출 항목과 집계 방식, 관련 서식 등이 이미 마련돼 있지만 개인 투자자의 가상자산 거래자료는 구체적인 제출 기준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료 제출을 시작하면 추후 서식이나 항목이 변경될 때마다 거래소가 자료를 다시 가공하거나 재제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거래자료 제출 의무화가 투자자 이탈과 거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거래소가 국세청에 이용자의 거래자료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따른 통지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국세청에 거래자료를 미리 넘기면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사실을 통지해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자신의 거래내역이 과세 목적으로 국세청에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거래 감소나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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