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X 핵심 '전기화', 기업10곳 중 3곳만 추진…"인센티브로 가속화해야"

경제

뉴스1,

2026년 November 08일, PM 12:00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전경.(대한상의 제공)


산업 경쟁력과 탄소중립을 위한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의 핵심과제인 기업의 '전기화'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화란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설비와 공정을 전기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가스보일러를 전기 히트펌프로, 제철소의 고로를 전기로로 교체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기화를 탄소 감축의 주요 수단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향후 10년간 재정과 정책금융 등 1000조 원을 투입해 K-GX를 추진, '전기 국가'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철강·석유화학 등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업종의 공정을 바꾸고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5년 뒤인 2030년까지 대형 원전 70여 기 규모인 100GW로 늘릴 방침이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상위 1000대 기업 중 307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전기화 현황과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전기화를 추진 중인 기업은 31.9%, 추진계획이 없는 기업은 62.9%로 조사됐다. 추진 예정인 기업은 5.2%다.

전기화를 추진 중인 기업 다수는 비용, 기술, 인력 등의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 기업의 42.0%는 부담이 '다소 크다'고 답했으며 14.8%는 '매우 크다'고 답했다.

부담 요인(복수 응답)으로는 '높은 초기 투자비'(84.0%), '높은 운영비'(56.2%), '정책 불확실성'(18.5%) 순으로 조사됐다. '안정적 전력공급 우려'(16.4%), '기술 부족' 12.1%, '인력 부족' 6.8%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전기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복수 응답)으로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줄이는 인센티브'(66.1%)가 먼저 꼽혔다. '요금·시장 제도개선' (61.9%), '에너지정책 예측 가능성 제고'(45.0%),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23.1%) 등도 제시됐다.

정연제 서울과기대 교수는 '주요국의 전기화 지원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화석연료를 전기로 대체하는 전기화를 가속하려면 기업의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주요국과 같이 정부기금을 활용해 기업의 전력조달비용 부담을 낮추고 전기화를 돕는 지원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요금이 높으면 전기화 이후 운영비가 기존 화석연료 사용 때보다 늘어나 기업의 전기화 유인이 약해질 수 있어서다.

주요국은 전기화와 탈탄소 노력을 하는 기업에 대해 전력조달비용을 완화하는 지원 제도를 운용 중이다.

미국의 경우 텍사스주 전력회사는 재생에너지사용 기업에 대해 낮은 전기요금을 적용하고 캘리포니아주는 전기화 기업에 대한 요금인센티브를 도입할 예정이다. 중국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너지 집약기업에 대해 요금 할증을 면제해 준다.

독일은 녹색투자를 전제로 전기요금 차액을 보조하며 폴란드도 녹색투자를 전제한 전기요금 일부 보조제도를 내년 시행 예정이다. 일본은 에너지 효율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 재생에너지 사용 시 붙는 부과금을 감면해 주고 있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 단국대 교수는 "지난달 발표된 K-GX 이후 기업 지원이 구체화하고 현장에서 가동되려면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유인제가 잘 설계돼야 한다"며 "전력시장 요금제가 변화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정책 간 연계를 통해 전기화, 녹색투자의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시행 예정인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의 부담 경감효과(전기화에 기여 효과)에 대해 응답 기업 91.8%가 긍정적으로 답해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효과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66.4%, '다소 기대 높음' 17.9%, '매우 기대 높음' 7.5%로 집계됐다.

요금제 도입에 따른 비수도권 신·증설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생길 것'이라는 응답이 49.8%였고 '다소 증가' 11.4%, '매우 증가' 3.3%로 조사됐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기업의 전기화는 아직 초기 단계로 지원체계를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확산 속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기업이 비용 부담 때문에 전기화를 망설이지 않도록 전력조달비용을 낮추는 인센티브와 예측할 수 있는 요금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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