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국 상원에서 발의된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의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지디지털화폐(CBDC)를 금지하는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 왔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 역시 초당적 법안이라 의회 통과가 무리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은행권이 가상자산 산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스테이블코인 발행…법안 내놓은 미국·홍콩
트럼프 정부가 민간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가상자산 산업 중심지들은 일제히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에 나선 상태다.
대표적인 게 홍콩이다. 지난해 12월 입법회에 상정된 홍콩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은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올여름에는 통과될 전망이다. 법안 논의 및 통과에 6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발빠른 대응이다.
규제가 마련되면 은행은 물론 비은행 기업들도 요건을 갖춰 법정화폐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최소 2500만 홍콩달러(HKD)를 자본금으로 갖출 것 △코인 발행량만큼의 준비자산을 늘 유지할 것 △스테이블코인 상환을 제한하는 조건을 첨부하지 않을 것 등이다.
이에 대비해 스탠다드차타드(SC) 홍콩은 올해 초 홍콩 최대 통신사인 홍콩텔레콤(HKT), 블록체인 기업 애니모카브랜즈와 함께 홍콩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니어스 액트가 발의된 직후부터 은행들도 대비에 나섰다.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말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통과되면 자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JP모건, 씨티은행 등 다른 은행에 비해 가상자산에 보수적이었던 BoA마저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이를 두고 "트럼프 정부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명확한 규제 지침을 제공한다고 했다"면서 "이는 월스트리트 은행들간 (스테이블코인 관련)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발행은 '그림의 떡'…구체적 법안도 없는 韓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해외에선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발빠르게 마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크게 뒤처진 상태다.
금융당국 및 국회는 스테이블코인 입법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법안이 나오거나 입법 논의가 이뤄진 바는 없다.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당국은 가상자산 '2단계 법안'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을 담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탄핵사태로 초래된 장미 대선 일정으로 올해 하반기로 예정됐던 2단계 법안 발의가 늦춰질 우려가 있다.
금융위 측은 "당초 일정대로 금년 하반기를 목표로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2단계 법 세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금융위와 금감원은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