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오피스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의 역습 : 금융 질서의 재설계'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4.23./뉴스1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오피스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의 역습 : 금융 질서의 재설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와 서울국제금융오피스가 개최한 이번 행사는 스테이블코인의 금융 혁신과 규제, 시장 동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장은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43억 달러(약 333조 원)에 달하고 대부분 법정통화 연동형"이라며 "산업 생태계도 커스터디(수탁), 자산운용사, 핀테크 기업 등으로 확대하고 주요국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비해 한국의 제도 대응 속도는 느리다"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여부와 법적 지위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정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대부분은 달러와 1:1로 가치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 장악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클릭 한 번이면 환전 없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되면서 원화 주권이 약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은 "스테이블코인은 초기엔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많이 사용됐지만, 지금은 결제·송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미국 대형 카드사보다도 거래량이 많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결국 미래의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세계 각국의 스테이블코인이 상생 또는 경쟁하는 디지털 '쩐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동남아시아 등에서 사용되면 금융산업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급결제 서비스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제공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소장도 "스테이블코인 결제로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지면 경제 전반의 자금 회전율이 높아지고 경제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며 "유동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비자카드를 넘어설 정도로 커진 가운데, 미국·일본·싱가포르는 발행자 요건과 준비금, 환매 기준을 포함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구축 중"이라며 "한국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여부에 대한 논의를 통해 발행 주체와 이용자 보호 요건 등을 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 소장은 "스테이블코인으로 재편된 금융 생태계에서 한국이 생존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해외 기업이 수출대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할 때 기술·규제적 이슈로 받을 수 없다면 국가경쟁력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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