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디지털 금 위상 강화하나…"금과 상관관계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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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4월 28일, 오후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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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과 연동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미국 주식과 채권 가격이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특정 국가와 결합되지 않는 무(無)국적 자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해임한다고 압박한 이후 1트라이온스당 금 선물가격이 3500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달러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탓이다.

비트코인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22일 하루 동안에만 6000달러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지난 한 달 가격 상승률은 10%에 달한다.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도 상승했다. 상관계수는 플러스(+) 1에서 마이너스(-) 1로 측정되며 숫자가 커질 수록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30일간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계수는 0.65까지 상승했다.

마츠시마 마사노리 마넥스증권 암호자산 애널리스트는 “국가의 신용위험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비트코인 매수세가 강해지며 금과의 상관관계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2013에 발생한 키프로스 금융위기 때도 비트코인과 금 가격이 연동하여 상승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자금의 움직임도 간과할 수 없다. 현물 비트코인으로 운용되는 미국 상장 ETF에는 4월 하순 이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22일 하루 동안의 유입액은 약 9억3600만 달러로 약 3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크고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단기적으로 보면 금과의 상관이 강해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영역에 있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 돼 명실상부한 ‘디지털 골드’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에 의한 보유”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금은 각국이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보유량은 미국이 8133톤으로 가장 많고, 독일(3351톤), 이탈리아(2451톤)이 그 뒤를 잇는다.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비트코인의 국가 보유는 제한적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3월에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위한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다른 나라에 앞서 비축하는 것은 “전략적 이점이 있다”며 비트코인을 추가로 매입할 방침을 밝혔다.

엑스뱅크의 니시야마 쇼지 애널리스트는 “보유자가 변하면 비트코인의 성격도 변한다. 국가의 보유가 진행되면 안전자산으로서의 인식도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