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자민 샌더스 루트스탁 최고성장책임자(CGO).
벤자민 샌더스(Benjamin Sanders) 루트스탁 최고성장책임자(CGO)는 뉴스1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루트스탁이 지난 7년 간 '비트코인 레이어2'에 집중해온 이유를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월드페이 등 유명 핀테크 기업들을 거쳐 블록체인 세계에 입문했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에서도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고,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에 관심이 생겨 업계에 입문했다고 샌더스 CGO는 밝혔다.
"비트코인이 가장 안전한 블록체인…스택스와 차별화"
루트스탁(RSK)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 스마트콘트랙트 기능을 도입,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도록 한 프로젝트다.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에도 본래 스마트콘트랙트는 있었다. 비트코인은 스크립트라는 명령문 집합체를 이용하는데, 이 때 연산부호로 스크립트를 기록하면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계약을 이행하는 스마트콘트랙트가 존재했다. 다만 비트코인 스크립트는 반복문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A가 B행위를 100번할 경우' 라는 계약 조건을 명시하려면 말 그대로 'A가 B행위를 할 경우'를 100번 써야 했다.
이를 개선한 게 이더리움이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반복문까지 허용한 편리한 스마트콘트랙트를 탄생시켰고, 이로써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더리움 이후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들이 여럿 나오자, 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에도 서비스 개발 기능을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지난 2018년 시작된 루트스탁은 가장 먼저 이 같은 시도에 나선 프로젝트다. 그 후 스택스 등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젝트들이 나왔다.
비트코인에 서비스 개발 기능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샌더스 CGO는 "비트코인이 가장 안전한 블록체인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더리움 이후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나왔지만, 결국 가장 안전한 블록체인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도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스택스 등 비슷한 프로젝트들과의 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샌더스 CGO는 비트코인과 제대로 연결된 것은 루트스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루트스탁의 RBTC(비트코인과 연동되는 루트스탁 기반 코인)도 채굴할 수 있다. 또 루트스탁은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 합의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스택스는 PoX(전송증명)라는 독자적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이더리움가상머신(EVM)과 호환되는 것도 루트스탁의 강점이다. 즉, 이더리움을 비롯해 EVM을 사용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스마트콘트랙트를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한다. 샌더스 CGO는 "EVM 개발자라면 루트스탁을 통해 비트코인 기반으로도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트스탁 로고.
'디파이' 집중 공략…"비트코인은 금융자산"
이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루트스탁은 디파이 분야를 공략하고 있다. 우선 가상자산 비트코인(BTC)을 금융자산으로 보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면 해당 서비스에선 기축통화로 비트코인(BTC)을 쓰게 된다.
디파이를 공략하는 이유에 대해 샌더스 CGO는 "비트코인이 금융자산이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이 여러 서비스에서 담보자산이자 기축통화처럼 쓰이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금융 분야에 집중하는 게 가장 합당하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게임 등 다른 서비스를 개발할 경우 사용자경험(UX)이 원활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도 보탰다.
또한 샌더스 CGO는 루트스탁의 개발 인프라인 'RIF(루트스탁 인프라 프레임워크)'가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RIF는 루트스탁의 오픈소스 개발 도구로,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블록체인 상에서 더 빠르게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샌더스 CGO는 "RIF 덕분에 루트스탁은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기반 디파이를 설계하기에 가장 편한 플랫폼이 됐다"라며 "다른 비트코인 레이어2 블록체인들은 비트코인(BTC) 스테이킹(예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는데, 루트스탁은 비트코인의 다양한 유틸리티를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개발 편의성을 위해 최근 루트스탁은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루트스탁은 EVM과의 호환성을 개선한 '러벨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또 가스비(거래 수수료)를 줄이고, 블록 생성 속도를 높였다.
최근 업그레이드와 관련해 샌더스 CGO는 "블록 생성 시간이 기존 30초에서 5초 수준으로 줄었는데도, 보안성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보안상 강점은 챙기면서, EVM과 호환되게끔 하는 게 루트스탁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강점을 기반으로 루트스탁은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파트너사로는 '레이어제로'가 있다. 레이어제로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플랫폼을 잇는 상호운용 프로토콜이다.
샌더스 CGO는 "레이어제로와의 통합은 루트스탁 개발자들이 100가지가 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이번 협력이 루트스탁 생태계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국 시장에서도 파트너사를 찾을 의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샌더스 CGO는 "한국은 비트코인 금융 서비스의 '실사용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루트스탁이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세운 뒤 처음 선택한 게 한국 시장이기도 하다. 한국 대학, 개발자 모임 등을 중심으로 루트스탁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