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사업 손도 안 댔는데…주가 140% 뛴 카카오페이

재테크

뉴스1,

2025년 6월 24일, 오전 09:51

카카오페이 CI

3만원대였던 카카오페이(377300) 주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묶인 이후 9만원대까지 뛴 가운데,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데다, '선불충전금'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증시에서 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가장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향후 제도가 정비되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기술 인프라까지 갖춘 기업이 발행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불충전금,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효과적?…카카오페이 주가 급등
지난 23일 카카오페이는 전거래일 대비 15.58%(1만 2400원) 오른 9만 2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페이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테마주로 묶여 본격적으로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달 9일 쯤이다. 이달 8일 카카오페이 주가가 3만 81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 효과로 140% 넘게 주가가 뛴 셈이다.

문제는 카카오페이가 실제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지다. 우선 시장 기대감이 증폭되자 카카오페이는 상표권부터 출원했다.카카오페이는 지난 17일 원화를 뜻하는 'KRW'에 카카오페이를 상징하는 'K', 'P' 등의 문자를 조합한 형태의 상표권 18건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구체적으로는 'KRWKP', 'KPKRW'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선불전자지급수단 잔액 규모가 가장 큰 점에 주목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에는 이용자 수 기반에 '선불충전금'을 많이 보유한 결제 기업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근거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담보자산을 보유한 만큼 운용 수익을 낼 수 있다. 선불충전금 규모가 클수록 스테이블코인 담보 여력이 크기 때문에, 선불충전금이 중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네이버페이(1576억원), 토스(1375억원)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5919억원에 달하는 충전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상표권 발행도 선제적으로 출원해둔 것이란 설명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정도"라며 "정책적으로 확정된 게 없어서다. 구체적인 방향성이라도 잡혀야 사업적으로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업계 "VASP 라이선스·기술 인프라가 더 중요"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직접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기업이 가장 주목받고 있으나,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추후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나 기술적 인프라가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국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했거나 블록체인 기반 코인 발행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주장이다.

스테이블코인 자본금 요건 등을 규정한 디지털자산 기본법 등 발의안은 있으나 구체적인 제도적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병윤 DSRV 미래금융연구소장은 "해외 사례를 보면, 서클(USDC 발행사)은 여러 주에서 송금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고 뉴욕 주 비트라이선스도 갖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와 전자금융업 라이선스가 모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가상자산사업자 라이선스가 없는 기업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라이선스가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 같은 것을 구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기술적 인프라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코인 발행 시 어떤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방향성조차 없는 상황이다.

김민환 파라메타 전략기획팀장은 "현재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적 논의가 발행 주체의 등록 요건, 자본금 같은 행정적 요건 중심"이라며 "발행 시 실제 위험을 통제할 기술 기반이나 검증 체계에 대한 논의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블록체인은 물론, 스마트콘트랙트 검증 등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