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나무 로고.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오는 7월부터 신임 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사업 부문을 분할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에 집중한다. 신설회사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대표는 현재 두나무에서 해당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이영민 총괄이 맡게 된다.
오경석 신임 대표 선임…'AI 기술 투자' 강조
27일 두나무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오경석 신임 대표를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1976년생인 오 신임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수원지방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으로 근무한 회계·법률 전문가다. 두나무 이전에는 팬코 대표이사를 지냈다.

오경석 두나무 신임 대표.
오 대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임기는 2028년 3월 31일까지다.
오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두나무의 성장을 이끌어 주신 이석우 대표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디지털자산 시장 제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역사적 전환기에 대표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AI 기술 투자'다."AI가 디지털자산 시장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면서 "고객 응대 자동화, 이상 거래 탐지, 개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 디지털 자산 플랫폼의 핵심 기능에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나무는 이러한 기술 변화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고, AI 기반 기술과 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플랫폼의 경쟁력을 한층 더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는 이석우 대표와 오경석 신임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주총 이후 질의응답에서 나온 해외 진출 관련 질문에는 거래소 사업보다 '바이버', '레벨스' 등 다른 서비스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석우 대표는 "거래 서비스는 기관투자자들의 거래가 안정화돼야 훨씬 고도화할 수 있다"며 "거래소 비즈니스를 통해 해외로 나가기는 어렵고, 다른 비즈니스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 예로는 하이브와의 합작 법인 '레벨스'와 트래블룰 솔루션 기업 '베리파이 바스프', 그리고 중고 명품 시계 거래 플랫폼인 '바이버'를 들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바이버를 주목해달라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중고 명품 같은 실물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구상에서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도 강조한 바다.
오 신임 대표 또한 해외 진출과 관련해 "글로벌화 부분은 어려운 영역이지만, AI 기술 강화를 통해 다른 영역에서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선 '적기'를 노리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상장할 수 있도록 요건은 다 갖춘 상태"라면서도 "현금이 2조원 넘게 쌓여 있는 지금이 적기인지에 대해선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정기주총에서도 법인 시장이 열리고, 업비트에 외국인 회원 가입이 가능해지는 '적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분할…대표에 이영민 코드박스 공동대표
이날 주총에선 오 신임 대표 선임 안건과 함께 증권플러스 비상장 분할 안건도 상정됐다. 분할은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에 따라 두나무 100% 자회사인 '증권플러스 비상장 주식회사'가 설립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두나무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두나무가 분사를 추진하는 이유는 지난달 금융위가 비상장 거래 플랫폼을 위해 장외거래중개업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되는 비상장 주식 유통 플랫폼들이 제도권 내에서 정식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업종 신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업자는 자기자본요건, 인력요건 등을 갖춰 당국에 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분할 후 장외거래중개업자로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두나무는 업비트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사업에 집중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 대표는 현재 두나무에서 해당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이영민 총괄이 맡게 된다. 이영민 총괄은 두나무 자회사 코드박스의 공동대표도 겸임 중인 인물이다. 이전에는 샌드박스네트워크, 베인앤컴퍼니 등을 거쳤다. 코드박스는 스타트업 주주관리 플랫폼 '주주(ZUZU)' 운영사로, 지난 2021년 두나무에 인수됐다.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영민 총괄은 "장외중개업 인가와 관련해 당국에서 요구하는 추가 요건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주주 관련 요건도 구체화될 예정이다"라며 "인적분할 시 주주 구성이 다변화되기 때문에 물적분할을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안건에는 상정되지 않았지만 두나무의 최고브랜딩책임자(CBIO)로 윤증현 전 장관 딸 윤선주 씨가 선임됐다. 윤 CBIO는 하버드대 로스쿨과 케네디스쿨을 졸업했으며 쿠팡 공동창업자, '짠컴퍼니' 창업자 등으로 알려져 있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