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챗GPT)
우선, 이번 정부의 대책은 투자 목적의 대출을 사실상 봉쇄한 구조다.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갭투자를 막고,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은 원천 차단한 것이다. 실수요자라 하더라도 6억원 이상의 대출이 불가능해지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3억5천만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영끌을 해도 아파트 진입이 어려워진 구조다. 이는 사실상 중산층 이하 무주택자들에게는 아파트 구매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는 존재한다. 아파트가 막히면, 비아파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최근 오피스텔, 연립·다세대주택(빌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실거주를 고려한 무주택 수요자, 혹은 아파트 중심의 투자 전략이 어려워진 개인 투자자들이 대체재로 선택할 수 있는 주거상품이 바로 빌라다.
실제로 최근 통계는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3억4912만원으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내 연립주택 거래 중위가격도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반등한 모습이다. 이는 단기적인 일시 현상이 아니라,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시장 참여자들이 빌라로 유입되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공급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변화가 있다. 최근 2~3년간의 전세사기 이슈와 건설경기 위축으로 인해 신규 비아파트 공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1~4월 누적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전년 대비 8.7% 줄었고, 착공 물량도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드는 전형적인 가격 상승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빌라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진입장벽이 낮다.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도 입지가 우수한 빌라를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3억~4억 원 수준의 자금으로 아파트에 접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같은 금액으로 빌라 매입은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1인 가구, 신혼부부, 실거주 목적 무주택자들에게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둘째, 시장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실수요 중심의 시장 전환 속에서 저평가된 빌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중이다. 특히 역세권,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신축급 빌라들은 아파트 대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거주 만족도도 높다. 이러한 실거주 수요의 확대는 장기적인 가격 방어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빌라는 중장기 투자 가치가 높다. 서울 내 일부 빌라 밀집지역은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공공정비 등 다양한 정비사업과 연계되어 중장기적으로 아파트 전환 가능성이 있다. 이는 초기 투자 대비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넷째, 전세 수익 기반의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가능하다. 빌라는 상대적으로 전세가율이 높고,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와 보수비용 부담이 적다. 특히 실수요 기반의 임차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공실률 걱정 없이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다. 현재 아파트 중심의 규제가 강하게 작동하는 반면, 빌라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상태다. 특히 재개발 대상이 아닌 빌라에 대해서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이 덜하거나, 전입 의무 요건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는 투자자에게 더 많은 전략적 유연성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아파트보다 빌라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 규제로 인해 아파트 진입이 어려워진 지금, 빌라는 저평가된 틈새시장으로서 실거주 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 특히 입지, 공급, 수요, 정책이라는 네 가지 요소가 동시에 ‘빌라 시장’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흐름은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닐 수 있다. 다만, 최근 실거래가 대비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형성된 매물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정비사업이 무산될 경우의 리스크 또한 반드시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사진=도시와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