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가' 비트코인 1만달러 뛰었는데…환율 하락에 국내 가격은 1월 수준

재테크

뉴스1,

2025년 7월 14일, 오후 02:28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환율 하락에 국내보다 해외 가격이 더 높은 '역(逆) 프리미엄'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환율 감안시 국내 가격은 1억 6000만원을 돌파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가격이 치솟던 올해 1월 20일과 비슷한 수준이 됐지만, 해외 가격은 올해 1월에 비해 1만달러 이상 차이 나는 상황이다.

14일 오후 12시 56분 업비트 기준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1억 6417만 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바이낸스 기준 해외 비트코인 가격은 12만 909달러를 기록, 최고가를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가격은 올해 1월과 비슷하지만, 해외 가격은 1월 대비 1만달러 이상 차이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비트코인이 1억 6000만원을 처음 돌파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던 올해 1월 20일이다. 당시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억 6332만원 선을 터치했다.

당시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90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가격은 비슷한데 해외 기준 가격만 1만달러 이상 상승한 셈이다.

이는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낮은 '역 프리미엄'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현재 역 프리미엄은 1.2% 정도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1.2% 가량 낮게 형성되고 있다.

역 프리미엄 심화에는 최근 상승장을 해외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해외를 중심으로 상장사들이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전략이란 기업이 리스크 헤지 등을 위해 비트코인을 꾸준히, 전략적으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국내는 하반기부터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조건부 허용되나,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적극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상장사는 아직 드문 상황이다.

국내 거래소 시장이 위축된 영향도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가 지난달 30일 발간한 중앙화 거래소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에서 업비트의 점유율은 올해 1월 말 8.38%에서 4월 말 6.16%로 줄었다. 같은 기간 바이낸스는 35.76%에서 38.01%로 늘었다.

이를 두고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가상자산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미국으로 넘어갔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업들이 릴레이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면서 "국내는 기관투자자들이 아직 없으니, 리테일(개인투자자)만으로 예전과 같은 '김치프리미엄(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현상)'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환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상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김치프리미엄이 심화된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지면 역 프리미엄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1월 20일은 달러·원 환율이 한 달째 1450원 이상이던 시기다. 이에 역 프리미엄이 아닌 김치프리미엄이 나타났다. 반면 이날(7월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78원에 출발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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