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불법 하도급 근절에 칼을 빼들자 건설업계에선 이같은 불합리한 생산구조를 먼저 들여다봐 달라는 요구가 잇따른다.
국토교통부가 고용노동부와 함께 이날부터 9월 30일까지 50일간 전국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불법 하도급 강력 단속에 나섰지만, 현재 건설업계 깊숙이 뿌리내린 십장을 이해하고 이들을 제도권 하에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없으면 이같은 단속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게 현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 시내 한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를 강조한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하도급 계약 위반으로 행정처분 공고가 난 종합·전문건설업체는 436곳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3분의 1 이상인 147곳(33.7%)이 ‘무등록 하도급 또는 재하도급’을 위반한 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계약 위반 세부 유형이 총 37개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등록 하도급을 위반한 업체 수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특히 이들 무등록 업체 대부분이 앞선 A씨 팀과 같은 십장팀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부 역시 불법 하도급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여기서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 건설현장 최일선에서 시공을 담당하는 하도급 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해 숙련공을 정규직으로 고용·상시 운영하기 쉽지 않아, 불법임에도 무등록 업자인 이들 십장을 찾아야만 하는 처지여서다.
무등록 업자다 보니 임금체불은 물론 안전관리 사각지대에도 쉽게 노출되는 만큼, 이 대통령이 강조한 불법 하도급과 여기서 파생되는 각종 사회 문제 근절을 위해선 결국 십장을 제도권 하에 두는 생산구조 혁신이 선결 과제란 분석이다.
홍성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장은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합법적 하도급 범위가 과연 건설현장을 제대로 반영해 규율하고 있는 것인지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 역시 “소규모 십장팀은 직접 고용을 장려하고, 좀 더 규모가 있는 십장팀은 건설업체 설립을 촉진하는 등 이들을 양성화할 정책 마련이 불법 하도급 근절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