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 인근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을 치는 사고가 발생한 19일 경북 청도군 화양읍 삼신리 청도소싸움 경기장 인근 경부선 철로에서 경찰과 소방,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사고가 난 무궁화호 열차를 조사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작업자들은 경부선 남성현역∼청도역 구간 비탈면 구조물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사고로 구조물 안전점검 전문업체 소속 6명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1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한 2명은 모두 외부 위탁업체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열차에 탑승한 승객 89명 중에서는 부상자가 없었다.
이번 사고를 놓고 열차 접근 시 작업자들이 선로 주변을 걷고 있었다는 점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사고 지점이 곡선 구간 직후라 기관사가 작업자를 미리 발견하기 어렵고, 사고 열차가 소음이 적은 전기 동력 열차였던 점도 작업자들이 접근을 인지하지 못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가 난 열차가 전기로 움직이는 탓에 소음이 크지 않아 근로자들이 접근을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했다.
사고 직후 한국철도공사는 지역사고수습본부를 가동하고 경찰과 관계 기관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사고 열차는 낮 12시 44분경 현장을 출발했으나,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등 추가 조치로 인해 상행 열차와 하행 열차가 한 개의 선로를 교대로 운행하는 단선 운행을 하고 있어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해당 구간에서는 고속철도(KTX) 6대가 20분에서 50분가량, 일반열차 12대가 20분에서 60분가량 각각 지연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역과 열차 내 안내 방송과 함께 승객들에게 개별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열차 운행 상황을 알리고 있다.
코레일은 “최근 청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시설물 점검을 진행하던 중 불행한 사고가 발생했다”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정책관, 철도안전감독관, 철도경찰,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관 등으로 구성된 초기대응팀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 복구와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철도시설 유지보수 과정에서 안전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고용노동청은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광역중대재해수사과, 산업재해예방지도과, 건설산재지도과 등으로 조사팀을 구성했다. 경찰도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를 중심으로 소속 회사와 현장 감독자의 안전조치 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