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왼쪽)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이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 재개발 조합에 제시한 설계안.(사진=각 사 유튜브)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은 이르면 이달 중순 현상설계 재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선 현상설계 공모 결과 조합이 선정한 설계안이 ‘최고 높이를 250m(65층 내외)로 완화하면서도 50층 이상 주거동은 2개 이하로 제한’하는 정비계획안을 어겼다는 이유로 성동구의 취소 명령이 떨어지면서다.
현상설계 공모 이후 설계사를 선정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당초 내년 초를 목표로 했던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일정도 다소간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재공모에는 앞선 첫 공모에 참석했던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해안건축)와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나우동인 컨소)이 재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초고층 정비계획을 놓고 사업 지연을 겪은 곳은 비단 성수3지구 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압구정특별계획구역4·5(압구정4·5구역)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안을 보류했다가 지난 7월과 8월 각각 통과시켰다. 각 정비사업 모두 최고 높이가 250m에 이르는 만큼 자칫 한강변을 가로막는 ‘거대 장벽’이 생기지 않도록 통경축과 단지 배치 등을 보완하려는 조치였다.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일수록 원활한 인허가를 위한 세심한 설계안 마련이 각 정비사업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초고층과 함께 랜드마크 단지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스카이브릿지를 놓고는 최근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실제로 이날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하는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은 관련 현장설명회에서 스카이브릿지를 설계안에서 아예 제외해달라고 못 박아 이목을 끈 바 있다. 시공사 선정 최우선 기준으로 ‘속도’를 내건 만큼 자칫 인허가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스카이브릿지를 배제한 셈이다.
스카이브릿지 적용 여부를 놓고 입찰 참여 업체간 치열한 설전이 펼쳐졌던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은 결국 스카이브릿지를 배제한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재건축에 잰걸음을 내고 있는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선두주자인 목동6단지 조합원들 역시 스카이브릿지를 공약으로 내건 해안건축보다 이를 배제한 건원에 더 많은 표를 던졌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초고층, 스카이브릿지 등은 외관상 랜드마크 단지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요소로 꼽혀왔다”면서도 “다만 최근에는 초고층은 물론 스카이브릿지를 적용한 정비사업도 많아지면서 그 효과가 예전 같지 않아 선호도 역시 떨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른 건축사사무소 관계자 역시 “최근 현상설계 공모를 진행하면서 스카이브릿지를 빼달라는 조합들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