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만점'도 탈락…"당첨돼도 막막하죠" 한숨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9월 16일, 오후 07:04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최대 금액이 6억원으로 묶인 가운데 최근 잠실르엘 일반청약에서 4인 가구 만점자가 탈락하며 청약 문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청약통장 무용론을 제기하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청약통장 해지에 나서고 있다.
잠실 르엘 투시도.(사진=롯데건설)
(그래픽=이미나 기자)
16일 청약홈에 따르면 잠실르엘 전용 74㎡ 최고 당첨가점 84점, 최저 당첨가점은 74점을 기록했다. 최고 84점은 △부양가족 6인 이상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을 모두 충족한 점수다. 올해 수도권에서 만점통장이 나온 것은 잠실 르엘이 처음이다.

잠실르엘에서 최저 당첨가점은 전용 51㎡으로 70점이다. 70점은 5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다.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은 64점이다. 이번 잠실 르엘 청약에서 4인 가족 만점자는 모두 탈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수도권 지역 청약 결과에서 종종 살펴볼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의 최고 당첨가점은 74점, 최저 당첨가점은 69점으로, 서울 성동구 ‘오티에르포레’ 역시 최저 당첨가점 69점, 최고 당첨가점이 76점으로 나타났다. 고덕강일 대성베르힐, 래미안 원페를라 모두 최저 당첨가점이 4인 가족 만점자가 받을 수 있는 최고점보다 높았다.

게다가 6·27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최대 금액이 6억원으로 묶이며 청약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서울 평균 분양가는 ㎡당 1374만 5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23% 올랐다. 국민평형(84㎡)기준 11억 5458만원이 필요한데 최대 대출 금액 6억원을 뺀 5억 5500만원 가량이 현금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주택 가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기댈 곳이였던 청약의 문턱마저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양모(31)씨는 “근로 소득만으로는 서울에 있는 집이 청약이 되더라도 힘든 상황”이라며 “부모님의 도움이 없으면 경기도로 나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36만 6301명으로 지난해 말(2648만 5223만명) 대비 올해만 가입자 수가 11만 8922명이 감소했다.

특히 젊은 층의 이탈이 눈에 띄었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0대 청약통장 해지 건수는 지난해 76만좌로 전년(65만좌) 대비 11만좌 늘었다. 올해 7월까지 해지 건수는 34만좌로 전년 동기(28만좌) 대비 6만좌 증가했다. 20대 역시 청약통장 해지 건수가 2023년 51만좌에서 지난해 82만좌로 31만좌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내 집 마련 사다리’인 청약통장을 유지하도록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현재 사회적으로 갖아 큰 문제는 저출산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가점 배점 방식 등은 고칠 수 없다”면서도 “청약금리 인상과 같은 정책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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