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150만원 오르니 분담금 5억 '껑충'…정비사업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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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0월 02일, 오전 05:01

[이데일리 남궁민관 김형환 기자] 전용면적 183.41㎡(61평형)에서 전용 152㎡(63평형)을 분양받으려면 추가로 내야하는 분담금은 8억 7416만원. 최근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서며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압구정특별계획구역2(압구정2구역) 조합이 제시한 추정 분담금 얘기다. 1년 전 동일한 상황에서 예상했던 5억 7328만원보다 분담금 규모가 많이 늘어난 셈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년새 공사비가 크게 오른 결과다. 국내 대표적 ‘부촌’인 압구정2구역 조합원들의 소득 수준을 고려할 때 사업 추진에 별다른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와 상황이 다른 서울 곳곳 정비사업들엔 ‘비상등’이 켜진 모양새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분담금 폭탄으로 서울 주택공급 확대의 핵심인 정비사업이 멈춰 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을 상대로 희망평형 4차 설문조사를 진행하면서 이같은 추정 분담금을 공개했다.

압구정2구역에서 가장 많은 가구 수를 보유한 신현대11차 61평형 전용 183.41㎡를 소유한 조합원이 재건축 이후 △전용 128㎡(53평형) 분양시 4036만원 △전용 140㎡(58평형) 분양시 4억 5726만원 △전용 152㎡(63평형) 분양시 8억 7416만원 △전용 165㎡(68평형) 분양시 13억 216만원 △전용 183㎡(76평형) 분양시 19억 6926만원 △전용 204㎡(84평형) 분양시엔 무려 26억 4306만원의 분담금을 추가로 내야한다.

지난해 7월 3차 설문조사 당시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당시 조합은 동평형 기준 △전용 128㎡ 분양시 오히려 1억 6752만원의 환급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전용 140㎡ 분양시 2억 278만원 △전용 152㎡ 분양시 5억 7328만원 △전용 165㎡ 분양시 9억 5358만원 △전용 183㎡ 분양시 15억 4638만원 △전용 204㎡ 분양시엔 21억 4498만원의 분담금을 예상했던 터, 1년 새 그 규모가 2억~5억원 가량 크게 늘어난 모양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뉴스1)
공사비 고공행진 여파로 풀이된다. 압구정2구역은 3차 설문조사에선 3.3㎡(평)당 공사비 1000만원을 기준으로 잡았지만, 이번 4차에선 11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분담금 규모도 크게 늘었다.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조합원들의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정비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압구정2구역조차 일부 젊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조합의 분담금 책정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선 이들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거나, 조합 부담을 줄일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공사비가 크게 오른 가운데 최근 건설사 안전관리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며 “주택공급은 확대한다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같은 규제 철폐는 요원하다. 용적률 완화도 한강조망 임대주택를 내놓으라는 등의 과도한 소셜믹스로 오히려 정비사업에 차질을 빚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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