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호재에 토허제 걱정 더해지니…40살된 이 아파트값 들썩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0월 09일, 오후 07:03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1986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40년차를 맞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이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에서 가장 많은 매매거래가 이뤄진 아파트 단지로 등극했다. 아현동을 중심으로 마포구 부동산 시장 열기가 한창일 때에도 좀처럼 가격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던 단지지만, 최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낸 데 더해 향후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 결과다.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위치도.(사진=서울시)


9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올해 하반기 들어 서울에서 매매거래량이 가장 많은 단지는 44건을 기록한 성산시영으로 집계됐다. 같은 매매거래량을 기록한 강동구 삼익파크맨숀과 더불어 이틀에 한 건씩 꾸준히 매매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뒤이어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41건) △관악구 관악푸르지오(41건) △강동구 고덕그라시움(39건) 순으로 매매거래가 많았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송파구 파크리오(229건) △송파구 헬리오시티(218건) △고덕그라시움(209건)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205건) △강동구 고덕아르테온(194건) 등 송파·강동구 대단지에 수요가 집중됐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정부의 6·27 대출규제 이후 상반기 약진했던 중고가 아파트 매매거래는 주춤한 반면, 성산시영 등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수요는 꾸준히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1986년 마포구 성산동 446번지 일대 지상 14층, 33개 동, 3710가구 규모로 지어진 성산시영은 재건축을 통해 지상 최고 40층, 30개 동, 4823가구 규모 대단지로 변신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이달 중 설계사 선정과 함께 다음달 2일 조합 창립총회를 앞두고 있는만큼,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선 이같은 재건축 호재에 더해 성산시영이 위치한 마포구가 올해 토허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이 최근 매매거래량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 꼽는다.

정부는 지난달 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 내 토허구역을 직권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초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로, 연내 법 개정시 마포구를 비롯한 성동·강동구 등이 토허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잖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성산시영이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이긴 하나, 최근 매매거래량 급등은 조만간 토허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른 여파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연말 최소 한강벨트가 토허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전망에 최근 성산시영을 비롯한 마포·성동구 매매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성동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7월 122건, 102건에서 9월 219건, 229건으로 매매거래량이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매거래량이 4050건에서 4080건으로 큰 변동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들 지역에 수요가 두드러진 모양새다.

수요가 몰리며 지난달 전 평형 신고가를 기록한 성산시영 매매거래 가격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지난달 13일 성산시영 전용면적 50.03㎡와 전용 50.54㎡는 각각 11억 8000만원, 12억 5900만원에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고, 같은 달 18일엔 전용 59.43㎡가 14억 1000만원에 신고가 매매거래됐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마포구는 여의도와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등 직주근접 수요가 높은 반면 신축 대단지 공급은 드물었던 지역이라 성산시영이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한 상황”이라며 “한강변 평지라는 이점까지 더해 앞으로 재건축이 속도를 낼수록 가격대는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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