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9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이날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51달러를 기록, 1980년 이래 처음으로 50달러 고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달 1일 온스당 40달러를 넘어선지 한달여 만이다.
안전자산 선호, 헤지 목적, 산업적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월가 거래자들과 펀드매니저들은 달러화 약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불확실성, 미국 재정적자 등 거시경제 위기 속에 금·은 등 실물자산을 활용해 위험 분산에 나서고 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이 사상 처음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투자자들은 ‘대안’으로 비교적 저렴한 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물 은괴나 주화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까지 관련 투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은 가격은 75% 급등했다. 대표 ETF인 아이셰어 실버 트러스트(iShares Silver Trust)도 연초 대비 68% 급등했다. 스프랏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리나 스미르노바는 “올해 은 ETF로 유입된 자금은 2020년 이후 최고 수준”고 전했다.
산업적 측면에서도 은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데이터센터, 태양광패널, 스마트폰 등 첨단산업에 은이 필수적으로 쓰이면서 수요가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ING의 원자재 전략가 에바 만데이는 “산업성과 안전자산이라는 이중적 역할이 가격 상승폭을 키우면서 은 시장은 올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5년 연속 구조적 공급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제이너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전략가는 “은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광산 생산량은 정체돼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수급 불균형이 추가적인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플래티넘 등 다른 귀금속 역시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은과 함께 안전자산 랠리를 이끌고 있다. 올해 금은 약 51%, 플래티넘은 80% 각각 상승했다. 중앙은행들의 달러화 의존 축소 및 이에 따른 금 보유 확대 움직임이 이들 금속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CNN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