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챗GPT)
영포티의 특징은 기성 세대들의 감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판단이다. 학군, 교통, 직장 접근성, 생활 인프라, 정비사업 가능성 등 여러 요소를 수치화하며, 주거의 질과 자산의 효율을 함께 고려한다. 이들에게 주택은 거주 공간뿐만 아니라 개인 재무 포트폴리오의 핵심 자산이다. 주거를 소비로 보지 않고, 실생활에서 얻는 편익과 미래 자산 가치까지 계산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특성은 경제활동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제활동참가율은 30~59세 구간이 가장 높다. 30~39세의 참가율은 80%대를 유지하고, 40~59세 역시 79~80%대에 이른다. 이들은 소득이 가장 높고, 소비지출 비중 또한 가장 큰 계층이다. 특히 교육, 금융, 자동차, 부동산 등 고가 소비 영역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단순히 구매력이 크기 때문이 아니라, 안정된 소득과 금융 접근성이 결합되어 시장의 실질적 수요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영포티는 바로 이 경제활동 소비의 중심세대로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실질적인 가격 형성과 거래량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자금이 향하는 지역은 일정한 특징을 가진다. 교육 환경이 우수하고, 교통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안정된 곳이다. 강남·서초·송파가 여전히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성동·용산·마포 등 신흥 도심권으로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전용 84㎡ 안팎의 중형 아파트 선호가 강한 이유는 가족 단위 생활에 적합하고, 시장 유동성이 높아 환금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교통망 확충과 정비사업이 예정된 지역은 미래 가치 상승 기대가 높아 영포티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된 시기에도 이들의 존재감은 통계로 확인된다. 서울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며 비거주 목적의 매입이 제한되었지만, 실거주를 이유로 한 거래는 꾸준히 이어졌다. 이는 규제를 피하기보다 제도 안에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 투자 태도에서 비롯된다. 강남3구와 용산의 허가구역 내 거래에서 30~40대의 실거주 매입이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은, 이 세대가 시장의 제약을 제도적으로 해석하며 장기 보유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1월~8월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합계 현황 (그래픽=도시와경제)
용산구는 30대 317건, 40대 323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서초구는 30대 547건, 40대 1,130건으로 40대 비중이 높다. 강남구에서는 30대 745건, 40대 1,447건, 송파구에서는 30대 1,092건, 40대 1,414건이 거래됐다. 서울 핵심 권역에서 30~40대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는 인기 지역의 일시적 움직임이 아니라, 실수요 연령대의 거래가 꾸준히 누적되며 시장의 하방을 지탱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이 집중하는 지역은 교육·교통·브랜드·생활 인프라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반포, 대치, 잠실, 한남동 일대가 여전히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성동·마포·동작·광진으로 투자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본격화되고, 교통망이 개선되는 지역이 많아 향후 상승 여력도 크다. 영포티의 자금이 머무는 곳은 거래가 꾸준하고, 가격 조정 폭이 제한된다. 반면 이들의 수요가 약한 지역은 거래 절벽이 빠르게 나타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방향은 영포티의 선택이 가늠자 역할을 한다. 부모 세대의 신중함과 젊은 세대의 실행력을 함께 지닌 이들은, 실거주를 기반으로 하지만 투자 감각은 냉철하고 계산적이다. 금리나 정책 변화에도 시장의 본질을 읽고, 데이터를 근거로 움직인다. 서울의 다음 상승 국면을 예측하고 싶다면, 영포티의 자금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의 거래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짓고, 심리를 움직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