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보유세 40%↑"…공시가격 현실화율 동결인데 왜?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1월 13일, 오후 05:49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정부가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69%로 4년 연속 동결하기로 했다. 세부담 등을 고려한 조치이지만 서울 주요 아파트 시세가 대폭 뛰면서 내년 해당 단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은 최대 42%까지 커질 전망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국토교통부는 13일 오후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를 열고 ‘2026년 부동산 가격공시 추진방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공동주택 69%, 단독주택 53.6%, 토지 65.5%로 올해와 같게 유지된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세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7개 행정 제도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주요 지표다. 현행 부동산 세제는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공정비율)을 곱해 과세표준을 설정한다.

국토부가 제공한 ‘주요 단지 공시가격 변동률 및 보유세액 추정’ 자료에 따르면 내년 서울 주요 단지 보유세가 최대 42%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했지만 시세 변동 폭이 컸던 단지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고가 단지일수록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고 세부담 증가폭도 크게 나타났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고가 권역은 20∼4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9차’ 전용면적 111㎡ 보유세는 올해 1858만원에서 내년 2647만원으로 42.5% 늘어나게 된다. 재산세는 기존 743만원에서 804만원으로, 종부세는 1115만원에서 1843만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는 시세에 따라 공시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해당 단지 공시가격은 올해 34억 7600만원에서 내년 43억 7800만원으로 25.9% 오르게 된다.

또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뷰’ 전용면적 78㎡의 경우 보유세가 올해 1204만원에서 내년 1599만원으로 32.8% 늘어난다. 아크로리버뷰 78㎡ 공시가격은 올해 27억 2300만원에서 내년 32억 8400만원으로 20.6% 올라간다. 송파구 잠실동 ‘송파잠실엘스’ 84㎡는 내년 공시가격이 14.4% 오른 21억 3300만원으로, 보유세는 올해 대비 22.3% 오른 712만원이 부과될 전망이다.

최근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한강벨트’ 역시 보유세 부담이 커진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 주민은 내년 보유세를 올해(289만원) 대비 22.8% 늘어난 355만원을 내야 한다. 재산세는 262만원에서 283만원으로, 종부세는 27만원에서 72만원으로 각각 늘어난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 리버뷰자이 84㎡도 보유세가 올해(307만원) 대비 28.3% 오른 394만원으로 오른다. 재산세가 올해 265만원에서 288만원으로 상승 폭이 작은 반면 종부세는 42만원에서 내년 106만원으로 크게 뛴다. 서울숲 리버뷰자이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20.1%를 기록했다.

용산구 이촌동 ‘용산한가람’(84㎡)은 공시가격이 8.9% 오르고 보유세는 15.7% 증가한다. 이에 따라 내년 보유세는 552만원으로 재산세 397만원, 종부세 155만원이 각각 부과될 전망이다.

반면 중저가 단지의 보유세 오름 폭은 상대적으로 적다. 노원구 공릉동 ‘풍림아파트’(84㎡)는 보유세가 4.5%, 도봉구 방학동 ‘대상현대홈타운’(84㎡)은 3.2%, 강북구 미아동 ‘두산위브 트레지움’(84㎡)은 3.1% 오르게 된다.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을 시세 변동을 반영해 책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2026년도 부동산 공시가격에 적용되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되 시세 산정의 정밀성도 높여, 부동산 시세 변동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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