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올해 순익만 15조인데…韓 스테이블코인 발행주체 놓고 '줄다리기'

재테크

뉴스1,

2025년 11월 14일, 오전 05:20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가 3분기까지 순이익 100억달러(약 1460조원)를 넘기면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자산 기업을 넘어 글로벌 은행 급으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필요성도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발행 주체 요건을 놓고 유관 기관간 줄다리기가 지속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가 담긴 가상자산 기본법의 연내 통과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테더,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100억달러 돌파…커지는 '달러 코인' 시장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테더는 이달 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00억달러를 넘겼다고 밝혔다.

지난해 테더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130억달러에 달했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두고 코인텔레그래프는 "테더는 더 이상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아니다. 단기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여러 자산으로 구성된 방대한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을 뿐더러 올해 들어 100억달러가 넘는 이익을 벌어들였다"며 "이는 스타트업보다는 금융기관에 가까운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민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코인텔레그래프는 △테더가 수요에 따라 돈(코인)을 발행 및 상환하는 점 △중앙은행의 채권 데스크처럼 준비금을 운용하는 점 등을 들어 테더가 민간 중앙은행 급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테더는 USDT 발행량 만큼의 준비금을 보유하는데, 준비금의 60% 이상을 단기 미국채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TRM랩스는 지난달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 스테이블코인의 블록체인상(온체인)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 증가했고, 그 중 90% 이상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막판 조율…업계는 물밑 작업 착수
이처럼 스테이블코인 1위 업체인 테더가 크게 성장한 데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필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능하려면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가 담긴 가상자산 기본법이 발의돼야 한다. 금융당국은 그간 준비해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위해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조율 중인 내용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요건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국회는 핀테크 및 기술 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달 중 당국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오는 24~25일로 예정된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가상자산 기본법이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업계는 이미 물밑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사와 기술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에 스테이블코인 발행 권한이 주어질 것으로 보고, 컨소시엄을 미리 꾸리는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준비 중인 기술 기업 관계자는 "미국이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일종의 '수출품'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 수출품이 이미 국내에 들어온 상황에서 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일종의 수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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