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안전직 한직아냐”…‘서울 자가 김부장’ 비판한 중대재해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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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1월 14일, 오전 10:59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의 일부 장면이 현장 안전 관리자의 직무 존엄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중대재해예방협회)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는 성명을 통해 해당 드라마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며 “드라마는 현실의 사회 논쟁을 차용하면서도, 정작 ‘안전’의 의미와 가치를 희화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극적 장치가 아니라 사회적 퇴행을 초래하는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장면 중 하나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인터넷 속도 논란’을 수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장 안전관리팀장으로 인사 조치되는 내용이다.

협회는 “현실에서 수 없이 반복돼 온 ‘위기 책임 전가’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한 서사”라며, “현장을 벌 받는 곳처럼, 안전을 한직처럼 그리는 연출은 생명을 다루는 직무를 처벌의 수단으로 취급한 것”이라고 했다.

정상민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장은 성명을 통해 “이 드라마는 2021년 대형 통신사의 인터넷 속도 논란이라는 실제 사건을 연상시키며 높은 사실성을 추구했지만, 안전의식에 대한 묘사에서는 허구보다 못한 태도를 보였다”며 “드라마가 현실을 빌려 쓴 순간, 그 책임도 현실의 무게로 져야 하며 안전은 좌천의 행선지가 아니라 사회의 기초이며, 현장은 한직이 아니라 생명의 최전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문제가 된 지적된 점검표를 관행적으로 대충 작성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현장의 점검표 한 줄, 서명 하나가 곧 생명”이라며 “그것을 좌천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순간, 안전모는 벌점표로, 소화기는 소품으로, 작업계획서는 장식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희화화한 장면은 재미가 아니라 재해의 예고편이며, 안전을 유배시키는 연출은 사회적 퇴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는 JTBC에 문제 장면 및 설정에 대한 해명과 전문 자문단 상설화 등을 요구했다.

협회는 “안전관리 직무를 징계나 좌천의 대상으로 묘사한 의도와 과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청하는 바”라면서 “또한 향후 산업현장이나 안전관리 직무가 등장하는 모든 드라마·예능 제작 시, 산업안전 전문가의 검증 절차를 의무화해달라”고 요구했다.

협회는 이번 성명과 별개로, 연내 ‘산업현장 안전 인식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발간해 방송·광고·영상 제작 관계자들에게 실무 지침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026년 상반기에는 ‘안전문화 미디어포럼’을 개최해, 산업안전 전문가와 방송계 인사들이 함께 ‘현실과 서사 사이의 안전’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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