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캐피탈 엑스알피(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XRPC' 로고.
자산운용사 카나리캐피탈의 엑스알피(XRP)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XRPC'가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부터 역대급 거래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XRP가 이번 상장을 계기로 그동안 따라붙던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다)' 꼬리표를 떼고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지 주목된다. 업계에선 블록체인 기업 리플의 공격적 인수합병(M&A) 행보까지 겹치며 XRP가 지금보다 4배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솔라나 현물 ETF 거래량 제쳤다…"80억 달러 유입 전망"
13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수석 분석가는 "XRPC가 첫 거래일에 5800만 달러(약 846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올해 미국에 출시된 약 900개의 ETF 중 가장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XRPC는 상장 한 시간 만에 거래량 2600만 달러(약 379억 원)를 넘기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상장 전까지 첫 거래일 기준 최다 거래량은 지난달 말 출시된 비트와이즈의 솔라나(SOL) 현물 ETF(BSOL)가 기록한 5700만 달러였다. BSOL은 상장 둘째 날 거래액이 7200만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당시 BSOL은 스테이킹(가상자산 예치) 기능이 포함되며 주목받았으나, XRPC가 그 이상의 관심을 끌어낸 셈이다.
발추나스 분석가는 "올해 출시된 ETF 중 XRPC와 BSOL은 단연 독보적"이라며 "거래량 3위 ETF와는 거래량 격차가 2000만 달러 이상 난다"고 평가했다.
매트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TF 성공 여부는 자산을 지지하는 열성적인 투자자들의 존재 여부에 달렸다"며 "ETF는 무관심 때문에 실패한다"고 설명했다.
ETF 상장 직후 XRP 가격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종료가 겹치며 전날 하루 만에 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14일 오전 9시 45분 코인마켓캡에서 XRP는 전일 대비 3.52% 하락한 2.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이번 ETF 상장은 지난해부터 업계에서 주목받은 이슈 중 하나다. 같은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정부의 '친 크립토' 기조로 XRP 현물 ETF 승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저녁 만찬을 갖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점도 기대감을 자극했다.
'리또속' 오명 벗을까…리플 광폭 M&A 행보에 "XRP 4배 뛸 것" 전망
이번 상장을 계기로 XRP가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리또속(리플에 또 속았다)'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TF를 통해 기관 자금이 본격 유입하면 가격 상승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리또속'은 가상자산 관련 호재에 XRP 가격이 오르는 듯하다가도 다른 알트코인보다 성적이 부진한 현상을 표현한 용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XRP 현물 ETF가 승인되면 출시 첫해 80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줄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수석 분석가는 "XRP ETF가 첫해에 전체 XRP 유통량의 최대 4%를 흡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XRP를 개발한 블록체인 기업 리플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리플은 올해 들어 지갑, 브로커리지, 커스터디(가상자산 수탁), 자금관리 기업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기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 규모만 조 단위를 넘겼으며, 최근에는 5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기업 가치를 40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XRP의 가치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플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XRP렛저(XRPL) 기술을 금융기관들에 제공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XRP 생태계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갈링하우스 CEO는 "전통 금융 인프라를 블록체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분석 업체 시스틴 리서치는 "XRP 기반의 금융 결제 네트워크 확장 등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뚜렷하다"며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하면 가격이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프리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XRP는 6배 상승했다"며 "ETF 승인 기대감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항소 포기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XRP는 국가 간 결제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XRPL의 전망도 밝다"며 "올해 말 XRP는 5.5달러, 내년 8달러, 오는 2027년에는 10.4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 마르티네스 가상자산 분석가는 ETF 자금 유입과 기술적 분석 등을 근거로 XRP가 지금보다 약 4배 높은 1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XRP는 1.90달러 부근을 테스트한 뒤 강한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