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사진=서울시)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 공람공고를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은하아파트는 공공임대주택(101가구)과 입체공원을 비롯해 공공기숙사, 산모건강증진센터 등 공공시설을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기부채납이란 서울시로부터 용도지역 변경이나 용적률, 높이 완화 등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사업시행자가 도로, 공원 등을 포함해 사회복지시설, 문화시설, 체육시설, 공공청사 등 지역 필요 시설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은하아파트 기부채납에선 산모건강증진센터가 단연 눈길을 끈다. 건축물 대지지분 465.11㎡ 규모로 계획된 이번 산모건강증진센터는 이른바 ‘공공 산후조리원’이다. 지난 4월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공공기여시설 활용 범위 확대’가 이뤄진 이후 공공 산후조리원 기부채납 첫 사례가 될 예정이다. 개정 조례안에 기존 공공임대주택, 기숙사 등 제한적이었던 기부채납 공공시설의 범위를 공공 산후조리원과 돌봄센터, 고령층 지원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기면서다.
지난달 23일까지 정비구역·정비계획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 공람공고를 진행한 여의도 또 다른 재건축 단지인 광장아파트 38-1도 ‘서울 키즈랜드’라는 기부채납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공임대주택(148가구)와 함께 공공시설로 조성되는 서울 키즈랜드는 어린이 직업·돌봄 체험관으로, 앞선 조례 개정을 통해 기부채납이 가능했다. 공람공고에 따르면 서울 키즈랜드는 서울시에 귀속되며, 서울시장이 운영·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기부채납 공공시설 중 하나로 공공 예식장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예비부부들의 결혼식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6월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계획’을 발표하고 공공 예식장을 기존 25곳에서 65곳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기부채납 공공시설을 활용해 2028년 복합웨딩홀을 조성하는 방안이 함께 담겼다.
기존 대표적인 기부채납 공공시설로 꼽혔던 노인복지시설 ‘데이케어센터’도 기피시설이란 이미지를 차츰 벗어가는 모양새다. 이른바 ‘노인유치원(노치원)’으로 불리며 일부 재건축 단지 거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원활한 정비사업은 물론 지역 사회에 필요한 시설이라는 인식도 확대되며 기부채납을 받아들이는 곳들이 늘면서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는 데이케어센터와 함께 실내 수영장 및 골프연습장, 요가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체육센터를 공공시설로 기부채납키로 하면서 갈등 요인을 줄인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조합 설립 11개월 만인 지난 8월 여의도 재건축 단지 12곳 중 가장 먼저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획득했으며, 지난 15일엔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순탄한 사업 진행을 보이고 있다.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 여부를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던 인근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결국 이를 수용하고, 지난 13일 서울시 11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기여시설 유형에 포괄적 개념의 ‘공공지원시설’을 추가하는 규제철폐 130호 ‘공공기여시설 활용 범위 확대’는 변화하는 사회 여건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공공기여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단 취지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공공기여시설이 보다 폭넓은 생활 인프라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