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진척 없는 북아현2·3구역…7000가구 공급 차질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1월 18일, 오후 07:0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008년 재정비촉진구역(뉴타운)으로 지정됐던 북아현2·3구역이 17년이 지나도록 착공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강북권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인 북아현2·3구역의 사업 지연으로 약 7000가구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노후화된 주택으로 가득한 북아현3구역 재개발 대상지 모습. (사진=김형환 기자)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대문구청은 북아현2구역에 대한 시·구 합동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대문구청은 실태조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주민들에게 알리는 설명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아현2구역에는 사업 지연으로 인해 불만을 가진 조합원들이 다수인 상황이라 조합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조합장 등 집행부 해임절차까지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사업은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

북아현3구역도 현재 조합원 일부가 결성한 ‘공정감시위원회(공감위)’를 중심으로 집행부 해임을 위한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서대문구청은 북아현3구역 조합에 대한 시·구 합동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용역계약 분야 2건 △예산회계 분야 17건 △조합행정 분야 12건 등 30여건의 지적 사항이 나왔다. 이에 사업 지연에 불만을 품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공감위를 꾸려 총회 보이콧을 비롯해 집행부 해임까지 시도하고 있다.

북아현2·3구역은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힌다. 북아현3구역의 경우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27만여㎡에 지하 6층~지상 32층, 4739가구 규모로 북아현뉴타운 내 최대 규모다. 북아현3구역은 2008년 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1년 9월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지만 지자체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관리처분인가가 14년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

북아현2구역은 북아현동 일대 12만여㎡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232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북아현2구역 역시 2008년 2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09년 사업시행인가가 떨어졌지만 공공기여 협의, 조합 내부 갈등 등으로 관리처분인가가 16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북아현2·3구역과 달리 북아현1구역은 같은 시기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재개발을 완료하고 총 1686가구가 입주까지 마친 상황이다. 북아현1구역의 경우 평지에 기존 기반시설 영향권 내에 있어 도시 기반시설을 크게 건드릴 필요 없이 재개발이 가능했다. 다만 2·3구역의 경우 경사지가 많고 기반시설이 부족해 공공기여에 대한 협의가 필요했다. 1구역의 경우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전 주요 인허가를 통과해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었지만 2·3구역은 정비사업 규제를 강화하던 시기와 주요 인허가가 겹치며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어려웠다. 게다가 최근 공사비까지 급증하며 분담금 문제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박차를 가하는 시기에 북아현2·3구역이 재개발에 속도를 붙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북아현2·3구역의 일반분양만 약 1300가구 수준으로 다른 뉴타운 재개발 사업지와 비교해봐도 사업 규모 대비 상당한 수준이다. 게다가 광화문·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와의 접근성도 뛰어난 강북권 상급 재개발 지역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갈등 조정 및 공정관리 기능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정 기능을 발휘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갈등관리관 제도나 공정관리 등으로 입지가 좋은 북아현 뉴타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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