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하게 줄며 암호화폐(가상화폐)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는 2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5.11.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단 하루 만에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맞먹는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주요 가상자산도 하루 동안 10% 넘게 급락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데다 옵션 시장에서 약세 신호가 잇따르면서 하락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오후 4시 45분 코인게코 기준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8.7% 줄어든 2조 9788억 달러(약 4394조 원)다. 하루 동안 2219억 달러(약 327조 원)가 시장에서 증발했다.
이는 글로벌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 세계 자산 시총 순위 집계 사이트 컴퍼니즈마켓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시총은 2342억 1000만 달러(약 345조 원)다. 하루 만에 대형 금융사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것과 맞먹는 충격이라는 분석이다.
시가총액이 감소하면서 주요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세를 보인다. 이날 코인마켓캡에서 글로벌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일 대비 8.86% 하락한 8만 4073달러다.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8만 4000달러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낙폭은 더 크다. 시총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10.63% 폭락한 271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더리움이 2800달러를 반납한 건 지난 7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최근 미국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연달아 상장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던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도 같은 기간 각각 10.15%, 11.55%의 하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낮아지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엑스윈 리서치 재팬 크립토퀀트 기고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거시경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음 달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체인 분석기업 글래스노드는 "현재 가상자산 옵션 시장이 약세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트레이더들이 (가상자산) 추가 하락에 대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틀 룬데 K33 리서치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지난 43일 연속으로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가파른 추세"라고 전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