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문승용 기자)
23일 한국부동산원 ‘10월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46만원으로 지난 2015년 7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5년 10월만 해도 90만 7000원 수준이던 데서 61%가량 뛴 것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올해 들어 단 한 달도 하락하지 않고 꾸준히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1월 134만원에서 6월 142만원까지 훌쩍 상승했고, 이어 7월 142만 9000원, 8월 143만 5000원, 9월 144만 3000원에 이어 146만원선까지 올랐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가 261만 6000원으로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이 가장 높았다. 이어 용산구 257만원, 서초구 247만 8000원, 성동구 222만 5000원, 송파구 200만 9000원, 중구 179만원, 광진구 172만 2000원, 마포구 152만 6000원 순으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 주택 등 서울 전체 주택 유형의 월세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전체 주택 월세 평균은 118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111만 1000원) 대비 7%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연립·다세대 주택의 월 평균 월세는 63만원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1.1% 상승했고, 올해 내내 오름세를 유지했다.
주거비 부담은 체감적으로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주택 월세는 전월 대비 0.53% 상승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올해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2인 가구는 월 소득의 약 37%, 4인 가구는 24%가량을 월세로 지출하는 수준이다.
그런 가운데 임차 수요가 월세로 쏠리는 현상도 뚜렷하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은 47만6634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23만9888건)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월세 계약 중 월세 비중도 41.2%에서 올해 64.5%로 크게 늘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모습. (사진=노진환 기자)
월세 수급 상황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서울 아파트 월세수급지수는 10월 기준 106.2로 올해 내내 상승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에서 월세를 찾는 사람이 월세로 집을 내놓는 사람보다 많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매매시장이 위축됐고, 이 영향이 전세 매물 감소로 이어지며 임차인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월세로 좁아진 흐름이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혼부부와 청년층 등 자금 여력이 적은 무주택층이 전세나 매수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세로도 못 들어가고 집을 사는 것도 대출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해 선택지가 없다”며 “무리해서 집을 사던 과거와 달리 대출이 막히자 내 집 마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이런 환경이 월세 수요를 더 크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