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심 오피스 공실 더 는다…오피스텔은 큰평수 임차수요↑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2월 02일, 오후 07:1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내년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더라도 더 빠른 속도로 수요가 둔화하며 공실률이 한층 더 치솟을 전망이다.

류강민 알스퀘어리서치센터장이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2026년 부동산 시장 종합분석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박지애 기자)


특히 광화문, 시청 등 도심권을 중심으로 오피스의 공실률이 보다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는 그나마 온라인상거래로 인한 택배 증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 등 연관산업이 성장하며 공실이 줄어들 전망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 등 주택 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가족 단위 실거주가 가능한 중대형 평형 중심의 전월세 임차 수요는 유입될 전망이다. 다만 임차 수요가 매매 거래 확대로 이어지기에는 규제 등 시장 여건상 한계가 크단 분석이다.

◇‘경기 둔화’ 외곽 밀려나는 오피스…오피스텔도 매매는 주춤

상업용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2026년 부동산 시장 종합분석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오피스 시장의 경우 광화문, 시청, 을지로 등 도심(CBD)권역을 중심으로 공실률이 올해 4~5%대를 기록하던 것에서 내년도 두자릿수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류강민 알스퀘어 리서치센터장은 “대형 신규 공급이 집중된 CBD 권역은 임대인이 실질 임대료 인하 없이 현 조건을 고수할 경우, 공실률이 일시적으로 두 자릿수까지 높아질 수 있다”며 “반면에 강남권(GBD)은 약 6%, 여의도(YBD)는 3%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공실률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내년에는 추가 오피스 공급이 없음에도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며 공실이 높아지는 추세가 지속 될 전망이다. 류 센터장은 “올해 오피스 시장을 분석해보면 핵심 업무지구와 판교가 포함된 분당 권역의 경우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음에도, 공실이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에는 대규모 신규 공급이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공실률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공급 요인보다, 임대 수요 감소가 공실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역별로 공실률이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경기 둔화로 오피스 고용 증가세가 예전만 못해 신규 수요 창출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임차인들도 도심, 강남, 여의도 등 서울 중심에서 임대료가 보다 저렴한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15~2023년에는 다수의 벤처·스타트업이 공유오피스를 통해 도심·강남·여의도로 진입하며 상위급 빌딩 공실이 빠르게 해소됐으나 2024년부터는 비용 절감 압력으로 서울 기타 지역이나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다운그레이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오피스텔의 경우 실거주 수요는 꾸준히 상승하며 오피스와는 또 다른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류 센터장은“2026년 오피스텔 시장은 아파트 규제 강도에 따라 달라지되, ‘매매’와 ‘전월세’ 시장은 엇갈린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10.15 대책에서 오피스텔에도 전매제한 1년과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중과가 적용되면서 매매 시장의 반사효과는 제한될 전망”이라고 봤다. 이어 “반면 전월세 시장은 가족 단위 실거주가 가능한 중대형 면적을 중심으로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택배 늘고 AI 성장하며 물류·데이터센터는 성장

물류센터는 택배 물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입지에 따라 공실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입지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역별로는 공실률 흐름이 엇갈리는 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류 센터장은 “물류센터 시장은 과거 공급 과잉 국면을 지나, 입지 선별과 자동화, 교통비 절감이 핵심 키워드인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연간 약 40만 평의 신규 공급이 있을 예정인데 물류센터 시장 성장에 따라 연간 120만 평 내외의 물류 면적 수요가 지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공실이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입지 측면에서는 교통비용이 저렴한 지역에 대한 선호가 지속될 전망이다. 알스퀘어 리서치센터가 전국 4900여 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교통비용을 분석한 결과, 성남·용인·화성·광주 등 경기 남부 지역이 전국의 수요를 감당할 ‘광역 물류’의 최적 입지로 확인됐다. 또 ‘수출입 물류’는 인천·부산·김해 등 항만·공항 인접 지역이, ‘지역물류’는 인구밀도가 높은 광역시가 가장 낮은 교통비용을 보였다.

데이터센터는 AI·클라우드 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면서 내년도 시장 전망이 밝다. 다만 공급측면에 있어 전력, 인허가, 환경 규제 등으로 제약을 받는 구조다. 류 센터장은 “데이터센터는 GPU·NPU 같은 고성능 연산 수요가 늘어날수록 전력·냉각·보안·네트워크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강민 센터장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과거 대비 안정성과 수익성이 낮아졌지만 무리한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가치 급등보다는 내실 있는 운용과 장기적 관점에서는 재편이 필요한 시기”라며 “정부 역시 규제 강화 등으로 시장 왜곡을 하기보단 공급 구조 개선과 제도적 보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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