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급락에 해킹까지…'몸살 앓는' 가상자산 시장

재테크

뉴스1,

2025년 12월 02일, 오후 06:14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일제히 급락한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5.1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시장이 일본 국채 금리 급등과 테더 리스크, 잇따른 해킹 사고 등 악재가 겹치며 흔들리고 있다.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주요 자산이 지난 주말 이후 다시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유동성 정책이 시장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오후 1시 46분 코인마켓캡 기준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1.3% 상승한 8만 6983달러다. 이날 오전 한때 8만 3909달러까지 밀리며 하루도 안 돼 최대 8.64%의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전 시총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ETH)도 전일 대비 10%가량 떨어진 2738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엑스알피(XRP)와 솔라나(SOL)도 각각 9.7%, 11.4%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하는 데 그쳤다.

국내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한때 1억 2582만 5000원까지 떨어지며 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달 27일 비트코인이 약 일주일 만에 9만 달러를 회복하며 반등 조짐을 보였다. 이후 주말 동안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다가 전날 급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10월부터 이어진 약세장에서 벗어나는 듯했던 분위기가 하루 만에 뒤집힌 셈이다.

이번 주 시장이 또다시 출렁인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했다. 특히 엔화를 낮은 금리로 빌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가 지급불능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공동설립자는 "테더가 (준비금으로) 보유한 금·비트코인 가치가 30% 하락하면 자기자본이 전액 잠식될 수 있다"며 "USDT가 무용지물이 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해킹 사고가 잇따른 점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실드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총 15건의 해킹이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총 1억 9427만 달러(약 2852억 원)로 전월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플랫폼 밸런서(약 2017억 원)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약 445억 원) △디파이 플랫폼 연파이낸스(약 132억 원)가 꼽혔다.

시장의 불안이 커진 가운데, 일부 기업들 사이에선 가상자산을 추가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가상자산 채굴기업 비트마인은 지난주 약 2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을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비트마인의 이더리움 보유량은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3%인 372만 6499개로 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지난달 17일부터 약 2주 동안 비트코인 1170만 달러어치를 매수했다. JP모건·아문디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스트래티지 주식을 매도하고, 하락장 속에서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김병준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현재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유동성과 연준의 기준금리, 대차대조표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향후 연준의 양적 긴축·완화 정책 방향을 주의 깊게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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