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없는 리모델링 수요 늘자…건설사도 ‘각축전’

재테크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전 05:00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치솟는 공사비로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제동이 걸리는 가운데,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정비사업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래미안 넥스트리모델링 특징. (그래픽=삼성물산)
공급자인 건설사 입장에서는 공사 기간 단축과 자재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조합 역시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 재건축보다 분담금 부담이 적지만 신축과 같은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어 수요와 공급 양측의 관심이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는 최근 현대건설과 협약을 맺고 리모델링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에 돌입했다.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는 총 926가구 규모로 2008년 준공 돼 올해로 18년차 된 아파트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해당 단지 주민들 의견을 청취한 결과 재건축 보다 리모델링이 분담금 부담이 덜하다는 결론이 나왔다”며 “특히 현대건설이 제안한 이주없는 리모델링 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지방도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이 늘고 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의 래미안 범어 단지는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래미안 넥스트 리모델링’ 사업 제안을 받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원장은 “우리 단지는 2008년 준공된 18년차 단지로 인근 신축 아파트와 시세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리모델링으로 신축으로 가치를 높이고자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미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보다 강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공통적으로 2000년대 이후 지어져 건물의 물리적 구조 성능은 크게 저하되지 않았지만 공간 활용이나 각종 편의 등 노후화로 불편을 겪는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리뉴얼 신사업 ‘더 뉴 하우스’를 통해 바뀌게 될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 조경 조감도(사진=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앞세우는 넥스트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활용하면서도 내·외관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공간 재구성 설계, 로봇 친화형 환경, 인공지능(AI) 시스템, 맞춤형 커뮤니티 등을 적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하이엔드급 주거 구현이 목표다.

현대건설도 리모델링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공용부와 일부 세대만 공사해 사업 기간을 2년 미만으로 단축하고 조합 설립이 아닌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진행할 수 있어 절차적 부담을 줄인 게 특징이다. 주차장 누수나 설비 노후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기차 화재 방지 설비와 스마트 출입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GS건설도 리모델링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 하임랩(HEIMLAB)을 앞세워 생활밀착형 리모델링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임랩은 단순한 인테리어 수준을 넘어 단열·누수·공기질 같은 기능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국내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당 티에르원 등 실제 성공적으로 완판을 한 리모델링 단지들도 나오면서 리모델링의 상품성이 시장에서 검증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이 아니며 기부채납 의무도 없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건설사 입장에서도 기간이 2년 안팎으로 확연히 줄어 시장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추천 뉴스